[한라일보] 서귀포공립미술관 소암기념관이 새해 신(新)소장품전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한 개관기념전을 최근 마무리하고 새해 첫 전시로 마련한 자리다.

30일 개막한 '2024년 소암기념과 소장품전 '묵(墨)의 노래, 획(劃)의 춤'에선 소암기념관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4년간 구입과 기증을 통해 수집한 소장품 146점 중 대표작품 40여 점을 선별해 소개하고 있다.

신소장작품 146점(기증 88점, 구입 58점) 중 소암 현중화 선생의 서예작품은 138점이다. 시기별로는 1963년 해서로 쓴 '인종황제권학문(仁宗皇帝勸學)'을 비롯 1990년대까지 다양하다. 작품들은 행초를 중심으로 하는 파체(破體)를 구사했던 소암답게 행·초서 작품들이 주를 이루지만 전·예서, 해서, 한글 작품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번 전시에선 소암 행·초서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 '묵여뢰(默如雷:침묵은 우레와 같다)'를 비롯해 '장맹룡비(壯猛龍碑)'를 임서한 서첩, 전서로 쓴 '유심(維心:마음에 달려있다)' 등을 눈여겨볼 만 한다. 때맞춰 내리는 반가운 비라는 의미의 '희우(喜雨)', 1978년 국전 출품작인 '진묵대사시(震默大師詩)' 등도 있다.

또 '반야심경(般若心經)', '금강경(金剛經)', '금강경오가해서문(金剛經五家解序文)' 등 불교에 대한 소암의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는 작품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서귀포공립미술관 관계자는 "소암 현중화 선생 철학과 조형미가 담겨있는 신규 소장품을 통해 서예의 깊은 매력을 느껴보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 전시는 소암기념관 전시실에서 오는 4월 7일까지 진행된다. 관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설 당일 및 매주 월요일은 쉰다.

한편 소암기념관은 올 하반기 새로운 소장품을 소개하는 또 한 번의 신소장품전을 연다. 이번 전시가 끝나면 이어 상반기 특별기획전 '중국 서안 비림 탁본전'으로 전시실을 채울 예정이며, 매년 개관기념전으로 선보이는 '서귀소옹과 20세기 서화거장'의 아홉 번째 전시와 소암 현중화 선생 추모전도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