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의 편집국 25시] 성급한 정책의 이면

[박소정의 편집국 25시] 성급한 정책의 이면
  • 입력 : 2024. 03.07(목) 00:00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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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7살까지는 어떻게든 버티지만, 진짜는 초등학교부터야."

영유아 아이를 둔 워킹맘인 기자의 하소연에 많은 선배 워킹맘이 내놓은 대답이었다. 저녁 늦게까지 어린이집에 머무는 아이가 안쓰럽다는 말에 선배맘들은 '그때가 좋을 때'라는 눈빛을 보냈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가 되고 나니, 선배맘들의 말이 현실로 다가왔다. 왜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에 많은 워킹맘들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지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초등 1학년의 하교시간은 보통 1시~2시 사이다. 하교시간을 늦추려면 정규수업 이후 학교에 남아 돌봄교실이나 방과후학교에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돌봄교실도 탈락하고 방과후학교마저 주 2회만 돼서, 오후 2시 이후부터 최소 4시간 가량의 돌봄 공백이 생기게 됐다. 이 같은 공백을 채울 아이의 스케줄을 짜느라 한참 고심했지만 퇴사를 하지 않을거라면 결국 '학원 뺑뺑이'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아이를 돌봐준다'는 정부의 늘봄학교 정책에도 눈이 갔지만, 혼란스러운 교육 현장에 마음을 접었다. 제주에서도 55개 초등학교에서 1학기부터 늘봄학교를 운영한다지만 현장에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보인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도 '늘봄학교' 시범학교이지만 아직도 시작되지 않았고 다음주부터 진행되는 '초1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할 교사들을 여전히 구하고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정책이지만 현장에서는 급하게 추진된 정책에 대한 이면이 벌써 드러나고 있다. <박소정 뉴미디어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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