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포커스] 제주 외국인 유학생 유치 감감.. 타개책은?

[한라포커스] 제주 외국인 유학생 유치 감감.. 타개책은?
"학령인구 감소·수도권 쏠림에 제도마저 발목 어려움 호소"
지난해 도내 유학생 수 오히려 감소.. "올해도 비슷한 수준"
정부 매해 관리 실태 조사.. 부실 대학 유학생 비자 제한
제주한라대학교 올해 '비자발급 제한 대학' 지정 타격
도내 대학 "유학생 유치 역효과.. 산정 방식 개선해야"
  • 입력 : 2024. 03.11(월) 16:51  수정 : 2024. 03. 12(화) 15:15
  •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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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대학의 위기를 타개할 해법 중 하나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제시되며 각 지방자치단체와 대학들이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지만 제주지역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도내 대학들은 수도권 쏠림 현상에 지방대학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까지 유학생 유치 노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있다고 호소한다.

▶정부 유치 의지·팬데믹 종료에도 유학생 수 오히려 감소=교육부는 지난해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을 통해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 유치 목표를 발표했다. 대학 신입생 확보를 넘어 '지역 소멸' 위기 대응 차원에서 유학생 유치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인한 해외 교류 제한 여파가 줄며, 제주에서도 이에 발맞춘 유치전 추진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런데 도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해 오히려 감소 추세를 보였고, 올해 새 학기에도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도내 대학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대학별 외국인 유학생 수를 보면 제주대는 코로나19 발생 여파가 적던 2020년 528명에서 2022년 408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제주관광대도 402명에서 248명으로, 제주한라대도 1015명에서 664명으로 줄었다. 외국인 학생 수가 10명 내외이던 제주국제대만 13명에서 96명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어 지난해 수치를 보면 제주대의 경우 2022년 408명에서 지난해 338명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한라대는 664명에서 321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관광대 역시 211명에서 116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국제대만 2022년 96명에서 128명으로 늘어났는데, 국제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 외국인 유학생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코로나19 발생 전·후 추이를 비교하기는 힘들다"라고 전했다.

도내 대학 관계자들은 "학령인구 감소 뿐 아니라 수도권 쏠림 현상도 심각하다. 학생들이 작은 지방대학으로는 잘 오지 않는다"라며 "올해 새로 입학 또는 편입한 외국인 유학생 수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었다"고 설명했다.

▶유학생 유치 발목 잡는 제도.. "개선해야"=지방대학이 처한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가 유학생 유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는 매해 '교육국제화역량 인증대학 및 유학생 유치·관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 인증제와 실태조사에 따라 불법체류율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대학은 최소 1년 이상 외국인 유학생 비자 발급을 제한받는다. 지난해 평가 결과 제주에선 제주대학교가 '인증대학'에, 제주한라대학교가 '비자발급제한대학'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한라대 측은 선정 결과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는 소명서를 지난 1월 교육부에 제출했다. 소명서에는 현행 외국인 유학생 불법체류율 산정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와, 유학생 개인별 사정에 의해 발생한 불법체류를 대학의 관리 부실 탓으로 여기는 건 부당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라대 측은 "실제 교내 외국인 유학생 관리 지표가 개선되고 있음에도 (한국연구재단의) 인증제의 불법체류율 지표는 한라대의 유학생 관리 개선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인증제 및 실태조사를 주관하는 한국연구재단 인증위원회가 사용하고 있는 불법체류율 산정방식을 보면, 교내 모든 유학생 수 대비 불법체류 수가 아닌, 당해년도 '신규' 유학생 수 대비 불법체류 수로 환산되고 있다. 소규모 학교의 경우 신규 유학생 수가 제한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소수의 불법체류자만 발생해도 불법체류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 한라대의 현황을 보면, 2021년 유학생 총 832명 가운데 불법체류자는 95명으로 불법체류율은 11.42%였다. 2022년에는 706명 중 27명으로 3.82%, 지난해 392명 가운데 11명으로 2.81%로 오히려 외국인 유학생 관리가 개선되고 있었다.

그러나 교육부의 인증제 편람 기준에 따른 불법체류율 계산식을 적용하면, 2021년 한라대의 유학생 불법체류율은 87.16%를 나타냈다. 총 유학생 수 832명 대비 그 해 '신규' 유학생 수인 109명을 분자로 삼았기 때문이다. 같은 기준으로 신규 유학생 수가 80명이었던 2022년 불법체류율은 33.75%, 신규 유학생이 24명이었던 지난해 불법체류율은 45.83%로 늘었다. 오히려 불법체류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라대의 재고 요청은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라대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국제화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온 우리 대학에 돌아킬 수 없는 큰 타격"이라며 "지난 수 년간에 걸쳐 대학이 유학생 유치를 위해 개발 추진하고 있는 해외 대학 협력 및 유학생 유치 네트워크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호소했다.

다른 도내 대학들 역시 현행 외국인 유학생 불법체류율 산정 방식의 문제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제주대와 관광대 관계자는 "이같은 산정방식은 오히려 소규모 지방 대학 입장에선 비자제한 대학을 양산하는 구조일 수 있다"라며 "불법체류율 지표를 맞추지 못하면 끝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여러 차례 개선 요청을 제기했지만 바뀌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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