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이도2동 이면도로에 버려진 생활쓰레기.
[한라일보] 지구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세계기념일인 '지구의 날'이 어제(22일)자로 54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아직도 제주지역 곳곳에서 쓰레기 불법 투기 문제가 반복되면서 환경 보호를 위한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되고 있다.
지구의 날인 22일 오전 제주시 이도2동 제주문학관 인근 이면도로. 100여 m의 도로 양 방향으로 비닐봉지, 플라스틱 등 각종 생활 쓰레기가 줄지어 있었다.
도로를 따라 쭉 걸어보니 나무와 풀이 우거진 쪽에서는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코를 찌르는 악취와 함께 캔, 페트병 등이 방치돼 있었으며, 김치통 등 비교적 큰 크기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있었다. 심지어는 비닐봉지에 담긴 쓰레기를 그대로 투척한 것도 발견됐으며, 건축폐기물로 추정되는 커다란 폐기물도 함께 널브러져 있었다.
맞은편 도로 구석진 곳에는 여러명이서 함께 먹고 그대로 버린 듯한 맥주캔 수십개가 바람에 이리저리 뒹굴었다.
인근에는 '생활폐기물 무단투기 경고문'이라는 제목의 현수막도 걸려 있었지만, 경고문이 무색할 정도로 곳곳에서 쓰레기 더미들이 발견됐다.
무단투기된 담배꽁초들이 가득 쌓인 집수구.
같은날 제주시 이도2동 중앙여고와 남광초등학교 인근 집수구는 무단으로 버려진 담배꽁초, 병뚜껑들로 가득 차 있었다.
오랜 시간 방치돼 있었던 듯 담배꽁초 대부분은 색이 바래 있었으며, 쓰레기가 빼곡히 쌓여있는 탓에 한눈에 봐도 물이 흘러 내려가기에는 역부족인 상태였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우려와 함께 불만을 표했다.
인근 주민 A씨는 "근처에 초등학교도 있는데 그냥 쓰레기도 아니고 담배꽁초가 이렇게 쌓여 있으니 학부모 입장에서는 미관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안전도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여름이면 장마가 시작될 텐데 집수구가 제 역할을 못해 침수 피해가 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따른 주민 B씨는 "제주 곳곳을 다니다 보면 쓰레기가 없는 곳을 찾아볼 수 없다"며 "행정이나 민간에서 아무리 환경보호를 외쳐봤자 스스로가 지키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모두가 시민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제주시에 따르면 최근 4년(2020~2023년)간 제주시 읍면동 전 지역에서는 총 2813건의 불법 폐기물 투기가 적발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842건, 2021년 624건, 2022년 651건, 2023년 696건 등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과된 과태료도 2020년 1억1831만원, 2021년 8425만원, 2022년 8755만원, 2023년 1억623만원 등 총 3억7000여 만원에 달한다.
제주시 이도2동 관계자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을 위주로 환경미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면도로, 오솔길 등에서는 제보가 들어올시 현장 점검에 나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며 "쓰레기 불법 투기를 발견한 시민들은 바로 해당 주민센터로 신고를 해주시면 즉시 확인해 치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22일) 바로 해당 장소들에 환경미화원 3명을 투입해 쓰레기를 수거했다"며 "대형폐기물은 양이 많아 한쪽에 모아둔 상태이다. 빠른 시일 내로 치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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