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인의 한라시론] 삼나무 버려야 하나?

[문영인의 한라시론] 삼나무 버려야 하나?
  • 입력 : 2024. 06.26(수) 22:3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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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장마기에 접어들면서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는 직접적으로 물 피해를 주기도 하고, 높은 습도는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특히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피부 건강과 관련해서 지난 4월 보도된 내용에 의하면 도의회에서 '삼나무 자원화 방안'에 대한 의원의 질의에 도지사는 "삼나무 꽃가루에 의해 아토피와 알레르기 발병률이 매우 높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로 19세 이하의 아토피 유병률이 제주가 7.27%로 전국 1위"이고, "아토피 문제 해결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우선 삼나무를 제거해야 하는데, 솎아베기와 전량 베기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제주도 지사가 피부질환의 원인을 삼나무로 특정 하고 있다.

현재와 같이 숲이 우거진 산을 가지게 된 것은 60여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나무를 심고 키운 모든 분들의 수고 덕분이다. 제주는 육지부와는 조금 다르게 옛날부터 소와 말을 들에 놓아기르는 방목지에 불을 붙여 청소 겸 해충을 구제하는 연중행사로 인해 부분적으로 나무에 피해가 있었고, 얕은 산은 가축의 겨울철 먹이 생산을 위한 야초지로 이용하게 되면서 마을 인근의 산에는 나무가 없었다, 도벌은 한때 사회 5대 악의 하나로 강력히 단속하면서, 산림녹화 사업을 통해서 심고 가꾸기를 국민과 도민이 함께 노력한 결과 지금은 세계적으로 숲 가꾸기에 성공한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제주 농업의 근간이 되었던 감귤재배가 시작되면서 바람막이 목적으로 빨리 자라는 삼나무가 선택되어져 거의 모든 감귤원 울타리에 심어졌고, 시설재배로 전환되는 곳에서는 제거되면서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개체 수는 과거에 비해 많이 감소됐는데 최근에 들어서 삼나무의 꽃가루가 아토피의 원인 물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정책당국도 부분적으로 베어 내겠다는 계획을 마련하기 시작했는데, 평생을 삼나무 밑에서 감귤을 재배해오고 있는 농업인들 중에서 꽃가루 알레르기는 일부 있지만 아토피로 고생했다는 사례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꽃가루를 내어놓는 식물은 삼나무 외에도 많다. 일본의 한 지역에는 꽃가루 알레르기는 있지만 수령 400년이 넘는 삼나무 숲길은 관리가 잘되고 있으며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와 아토피 원인은 공기 중에 포함되는 유해 물질의 농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고, 환경 측면에서 보면 태평양 가장자리에 위치한 섬 제주는 겨울철 햇빛비추는 시간이 짧을 뿐만 아니라, 공기의 흐름도 낮에는 바다에서 산으로, 밤에는 산에서 바다 쪽으로 흐르고, 비 내리는 날과 강우량이 육지부에 비해 많고, 주거환경도 콘크리트 아니면 철판으로 구성된 것이 목조주택의 흙벽에 비해 면역력을 더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삼나무를 제거하는 것보다 꽃가루 상품도 개발하고, 나무를 잘 가꾸는 것이 좋겠다. <문영인 제주농업생명과학박사연구회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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