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성 외래해충의 습격 계속… 제주 방제 비상

아열대성 외래해충의 습격 계속… 제주 방제 비상
노랑알락하늘소, 지난해 국내 첫 제주 번식 확인
6월 말~9월 초 우화 시기에 피해 추가 확산 우려
팽나무 외 다른 기주식물로 영역 넓히면 '초비상'
제주시 "발견 즉시 신고해 인위적인 확산 막아야"
  • 입력 : 2024. 07.07(일) 15:39  수정 : 2024. 07. 09(화) 09:14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지난해 제주 번식이 처음 확인된 '노랑알락하늘소'의 우화 시기가 돌아오면서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노랑알락하늘소와 포획 장면. 사진=산림청·제주시

[한라일보] 국내에선 처음으로 지난해 제주 번식이 확인된 아열대성 외래해충 '노랑알락하늘소'의 습격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이전에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까지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방제 작업에 비상이 걸렸다.

7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들어선 지난달 23일 노랑알락하늘소 성충이 다시 확인됐다. 장소는 지난해 최초 번식이 확인된 제주시 용연계곡 일대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한라산연구부)가 발견해 포획하고 한국임업진흥원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노랑알락하늘소의 우화 시기가 돌아오면서 피해 확산 방지가 발등의 불이 됐다. 제주에선 6월 말에서 9월 초까지 노랑알락하늘소 번데기가 성충이 돼 나무에 구멍을 내고 빠져나와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시기에 추가 피해가 우려되면서다. 성충은 살아있는 나무를 갉아먹고 산란하며 나무에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노랑알락하늘소 확산 지역은 처음 번식이 확인된 제주시 용연계곡에서 2.1km 떨어진 옛 해태동산(도령마루)까지다. 제주시는 지난해 이 구역 내에 팽나무에서 노랑알락하늘소 70마리를 포획했다. 팽나무는 노랑알락하늘소가 붙어 살며 영양소를 공급받는 '기주식물'의 하나다.

제주시 용담동 용연계곡 일대에서 포획된 노랑알락하늘소. 사진=제주시

문제는 노랑알락하늘소로 인한 피해가 그 밖의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최초 번식 지점인 용연계곡에서 반경 5km 안에 있는 팽나무 수만 해도 2700그루로 집계(한국임업진흥원)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노랑알락하늘소의 생태 특성은 정확히 밝혀진 바 없지만 기주식물이 동백나무류, 팽나무속, 멀구슬나무, 종가시나무 등으로 다양한 것으로 보고돼 있어, 팽나무 외에 다른 수종의 피해 가능성도 낮춰볼 수 없는 상황이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보고된 기주식물이 모두 제주에 많은 수종이라는 점에서 노랑알락하늘소가 어느 순간 갑자기 (팽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럴 경우 나무 피해가 굉장히 커질 수 있어 집중해서 보고 있다. 확산 속도, 피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방제 방법을 세우기 위한 생태 특성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만간 약제를 활용한 방제가 가능해질 거라는 점이다. 지금까진 일일이 포획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제법이 없었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는 지난해 약제 실험을 거쳐 나무에는 약해가 없고 해충 제거에는 효과적인 약제를 확인해, 이를 노랑알락하늘소 방제에 쓸 수 있도록 최근 농촌진흥청 심의를 마친 상태다. 조만간 약제 등록이 확정되면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랑알락하늘소 번데기가 날개가 있는 성충이 돼 나무를 빠져나오며 만들어진 '탈출공'. 성충은 살아있는 나무를 갉아먹고 산란하며 피해를 입힌다. 사진=산림청

노랑알락하늘소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선 채집으로 인한 인위적인 확산에도 주의해야 한다. 일부에선 호기심에 이를 잡아가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노랑알락하늘소의 생김새 등이) 신기하다고 채집하다가는 외곽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면서 "노랑알락하늘소를 발견했을 때는 반드시 시청으로 신고(전화 064-728-8991~8993)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랑알락하늘소는 대만, 라오스, 베트남, 인도 등 아열대성 기후지역에 서식한다. 딱지날개의 좌우 대칭형 노란 줄무늬가 있는 게 특징이다. 제주에선 2019년 성충이 처음 출현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후 4년 뒤인 지난해에는 도내에 번식·정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다음채널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74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