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제주현대미술관이 새 전시로 단장을 마치고 잇따라 관객과 만난다.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임형섭 작업 성과 조명=미술관은 9일부터 본관 특별전시실에서 2023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결과보고전 '임형섭: LHS 475b'을 진행 중이다. 연례적으로 개최해오던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가 중심이 된 단체전 형식의 '지역네트워크 교류전'에서 올해는 개인전 형식으로 선보이고 있다. 작가의 작품세계와 입주기간의 작업 성과를 보다 집중적으로 조명하기 위함이다.
2023년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한 임형섭 작가가 제주에서 살아오면서 관찰한 제주의 복합적 상황과 표면적 아름다움 이면의 이야기를 5점의 영상 및 사운드 설치 작품으로 풀어냈다.
'LHS 475b'는 약 40.7광년 떨어져 있는 별 'LHS 475'를 공전하는 지구형 행성으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 확인된 최초의 외계 행성이다. 전시명은 본토에서 떨어져 있는 제주도의 고립된 상황을 'LHS 475b'라는 행성에 빗대 표현한 것이다.
임형섭 작 'Beyond the beyond'. 기메, 4채널 영상, 4채널 사운드, 5분 40초.
▶재능 있는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세계와 조우=미술관 본관 기획전시실에선 오는 12일부터 재능 있 젊은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2024 뉴 라이징 아티스트(New Rising Artist)'가 예정돼 있다.
1회 전시인 2020년 '불완(不完)의 꽃', 2회 전시인 2022년 '탐색자'에 이어 올해 '부산물'이란 제목을 달았다.
여운혜 작 '까마귀 오디세이'
구지언 작 '해안수림신(海岸樹林神)'
전시 '부산물'에는 제주 입도 후 일상의 조각들을 그리는 강수희와 전통적 무신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구지언, 재난 이후의 삶을 그리는 김승민, 일상에서 사용되다 버려진 것을 수집하는 여운혜, 천과 바느질 작업으로 응축된 감정을 표현하는 함현영이 참여한다.
미술관은 "삶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일상과 내면에 일어나는 균열의 신호들을 다채로운 이미지로 담아낸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동시대의 면면을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전시는 오는 10월 27일까지 이어진다.
▶사라져가는 것들을 기록하는 예술의 힘=제주현대미술관 분관에선 9일부터 한국화단의 사실적 구상회화를 이끌어온 박광진 화백의 상설전 '원풍경: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가 관람객을 맞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박 화백이 기증한 149점의 작품 중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제주 원풍경을 담아낸 21점의 회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964년부터 한라산, 돌담, 초가마을, 유채꽃, 억새밭 등 제주의 자연 생태와 풍광을 오랜 시간에 걸려 재해석하고 변주해온 박 화백이 점차 사라져가는 옛 제주 풍경과 그 고유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들이다.
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 원풍경에 대한 애틋한 회고와 함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예술의 힘을 재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내년 3월 2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7~9월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10월 이후엔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박광진 작 '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