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바다가 뜨거워지면서 고수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제주지역 고수온 피해가 유독 컸던 만큼 올 여름 피해 예방을 위한 전방위적 대응이 요구된다.
10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여름철 도내 고수온 피해 규모는 지난해 들어 급증했다. 지하 해수 이용이 안 돼 바닷물을 끌어다 쓰는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시 한경면·한림읍 등 제주 서부지역 양식장에 피해가 집중됐다.
지난해 고수온 피해를 신고한 양식장 57곳 중 1곳을 제외한 56곳이 이들 지역이었다. 작년 여름 도내 양식장에선 높은 수온에 넙치 93만1000마리가 폐사해 46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신고됐다. 도내 고수온 피해 신고액이 2021년 3억5000만원, 2022년 1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피해 액수는 최대 11배 이상 늘었다.
이처럼 해마다 고수온 피해가 커지면서 올해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아직 고수온 특보가 발효되기 전이지만, '고수온 취약지'로 분류되는 제주 서부 바다, 양식장을 중심으로 수온 상승이 감지되고 있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이 기상청 관측 자료를 받아 누리집에 공개하는 '제주연안 표층 수온현황'을 보면 제주 대정지역(영락리)은 이날 하루 최고 수온이 24.6℃로, 고수온 예비주의보 기준치인 25℃에 육박했다. 도내 양식장 수온 측정망 중 한 곳인 한경면 용수리의 양식장에선 이날 24.5℃까지 수온이 올랐다.
제주에는 장마전선이 물러가는 이달 20일 이후로 고수온 특보가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수온 주의보는 연안 해역 등의 표층 수온이 28℃에 달했거나 도달할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장마가 끝나면 고수온 주의보가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며 "제주는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수온이 높은 상태를 보이고 있어, 올 여름엔 평년 같은 계절보다 1℃ 내외 높은 수온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주에선 고수온이 50일 넘게 지속되며 피해를 키웠다. 첫 주의보가 내려지고 해제되기까지의 기간이다. 도내 고수온 특보 일수는 2021년 35일, 2022년 62일, 지난해 55일로 대체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이에 제주도는 최근 고수온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관계 기관과 합동으로 TF(전담팀)를 구성하고 있다. 제주도와 도해양수산연구원, 행정시,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소, 제주어류양식수협으로 구성된 TF는 고수온 특보 발효 시에 '고수온 대응반'으로 전환해 상황실을 가동한다. 이외에 현장 예찰 요원을 통한 양식장 관리 요령도 전파해 나간다.
도내 양식장의 고수온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양식장별 관리에도 주의해야 한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 관계자는 "도내 대부분 양식장에서 사육하는 넙치의 경우 적정 양식 수온이 20~25℃"라면서 "수온이 높아지면 용존 산소율(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이 떨어지는데, 이때 사료량을 늘리게 되면 어체의 산소 소비량이 많아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수온 시기에 밤낮 수온 편차가 클 경우 스트레스로 인한 폐사 가능성도 있다"며 "사전에 면역력 강화를 위해 면역증강제를 사용하고 산소 발생기, 액채 산소 등 용존 산소를 올릴 수 있는 장치를 사전에 구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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