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서귀포관광극장 철거 장면. 한라일보 DB
[한라일보] 철거 논란을 빚은 60여년 된 옛 서귀포관광극장과 관련해 제주 건축단체들이 이를 보존·활용하기 위한 네 가지 대안을 내놨다. 이를 전달받은 서귀포시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하는 추진협의회를 통해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9일 서귀포시와 제주 건축단체 등에 따르면 대한건축사협회 제주건축사회, 한국건축가협회 제주건축가회, 대한건축학회 제주지회 등 도내 3개 건축 단체는 지난달 말 서귀포시에 안전을 전제로 한 서귀포관광극장 보존과 활용 방안을 담은 4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건축단체가 제안한 대안에는 허물어진 벽의 복원과 기존 구조의 보강 방법, 추가 구조물, 연계성 등을 담은 4가지 유형이 담겼다. ▷원형 복원·구조 보강 ▷허물어진 현재 모습을 기억으로 상징 보존 ▷외벽을 남기고 내부를 철골로 재구성하는 복합문화공간 ▷현무암 재활용과 목구조 캐노피를 노천 극장형 재생 등이다.
'원형 복원·구조 보강'안은 허물어진 현무암 벽을 복원하고 기존 콘크리트와 돌담의 전면 보강을, '상징 보존'안은 허물어진 벽을 다른 재료로 복원하고 기존 콘크리트 외벽과 돌담의 보강하는 방식이 각각 담겼다.
'복합문화공간'안은 허물어진 벽을 다른 재료로 복원하고 기존 콘크리트 외벽과 돌담을 보강하고 2층 구조부를 철거해 재시공하는 내용이다. '노천 극장형 재생'안은 허물어진 벽을 1.2~3m까지 복원하고 목구조 공연장 지붕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식이 담겼다.
앞서 지난 9월 서귀포시가 노후화에 따른 안전문제를 이유로 1960년에 준공된 서귀포관광극장의 철거를 추진하자 시민단체와 건축단체가 반발해 북쪽 벽체만 남겨두고 공사가 잠정 중단한 상태다. 관련 단체들은 "서귀포관광극장 철거는 단순한 건축물의 철거가 아니라 한 도시의 역사와 문화적 기억, 공동체의 정체성을 허물어뜨리는 일"이라면서 "서귀포시민의 역사적·정서적 공간인 관광극장의 보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내 건축단체가 이같이 대안을 제시하면서 서귀포시는 객관적인 검토를 위해 이달 중 추진협의회를 구성해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추진협의회는 건축·안전·문화유산 등 외부전문가와 문화예술단체, 지역주민 등 10명으로 구성한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추진협의회에서는 건축단체가 제시한 대안 뿐만 아니라 다른 대안에 대해서도 의견 수렴을 할 예정"이라며 "아직 내년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방안 모색을 위해 주민설명회, 연구용역 등을 추진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도내 3개 건축단체는 이달 12일 서귀포시 동홍동 삼다복지관에서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을 주제로 열리는 2025제주건축포럼에서 서귀포관광극장 보존과 활용 방안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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