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창석의 문화광장] '브랜드 제주' 빛의 경제학: 밤을 깨우는 조명 마케팅

[현창석의 문화광장] '브랜드 제주' 빛의 경제학: 밤을 깨우는 조명 마케팅
  • 입력 : 2026. 02.24(화) 03:0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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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도는 연간 13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휴양지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영롱한 한라산은 제주의 낮을 풍요롭게 채우지만, 해가 지는 순간 제주의 관광 시계는 멈춰 선다. 1980년대부터 100만 불짜리 야경이라는 브랜드를 목표로 화려한 야경을 관광 상품화한 일본 홋카이도의 '하코다테'나 국내의 경주와 비교했을 때 제주의 밤은 지나치게 고요하고 어둡다. 해가 지고 저녁 8시만 되면 도심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도로도 매우 한산해진다. 이제는 도심과 유적지에 전략적인 '빛'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야간 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미관 개선을 넘어, 수천억원대 규모의 야간 경제(Night Economy)를 창출하는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

제주 원도심의 제주목 관아, 관덕정 등 상징적 유적지들의 조명은 단순히 어둠을 밝히는 기능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경주의 '동궁과 월지'가 야간 개장과 조명 개선 이후 연간 1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끌어모으는 필수 코스가 된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 유적지의 건축적 곡선을 살리는 상향 투광 조명(Up-lighting)을 도입하고 조도를 세련되게 끌어올린다면, 고택과 성곽은 그 자체로 거대한 예술품이자 포토존이 된다. 유적지의 역사적 가치에 현대적 감성을 더하는 작업은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비약적으로 늘리는 첫걸음이다. 또한 사라봉에서 바라보는 제주항과 원도심의 야경 또한 멋진 관광 상품이 될 것이다.

도심 가로등이 단순한 안전장치를 넘어설 수 있도록, 주요 동선의 가로등 조도를 높이고 따뜻한 색온도의 경관 조명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조명이 밝아진 거리는 관광객을 숙소 밖으로 끌어내며, '경제 활성화의 또 다른 볼거리'로, 또 상권의 영업시간 연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통계적으로 야간 활동이 활성화될 경우 관광객 1인당 평균 약 3만원에서 5만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한다. 연간 방문객의 30%만 야간 도심 관광으로 유도해도 연간 약 3900억원에서 6500억원 규모의 직접적인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야간 경관의 상품화는 체류 일수를 평균 0.5일에서 1일가량 늘리는 효과가 있다. 이는 숙박업뿐만 아니라 야간 공연, 야시장 등 서비스업 전반의 고용 창출로 이어진다. 싱가포르의 경우 전체 관광 수입의 약 20~30%가 야간 경제에서 발생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주 관광은 이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숙의 단계에 진입해야 한다. 도심 유적과 거리의 조도를 높여 야간 경관을 개선해 상품화하는 것은 저비용·고효율의 관광 인프라 투자다.

빛을 통해 제주의 밤이 깨어나고 도심의 밤이 밝아질수록 제주도는 비로소 24시간 잠들지 않는 진정한 글로벌 관광 메카 '밤이 아름다운 새로운 제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현창석 브랜드101 대표이사·브랜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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