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의 열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문대림·위성곤 국회의원 진영은 4월 경선을 앞두고 조직 정비와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며 본격적인 세 대결에 돌입한 모습이다. 최근 각 진영의 움직임은 단순한 사전 행보를 넘어 사실상 경선 국면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오 지사는 2일 오후 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민선 8기 도정의 성과와 정책 방향을 정리한 저서를 선보였다. 재선 도전을 앞둔 이날 행사는 지지 세력을 결집하고 조직을 점검하는 자리의 성격이 짙었다. 도정 성과를 토대로 연속성과 안정성을 강조하려는 전략이 엿보였다.
위성곤 의원도 같은 날 한라대학교 한라아트홀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의정 활동과 정치 철학을 담은 저서를 통해 자신의 가치와 비전을 제시하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단순한 의정보고를 넘어 도정 운영에 대한 구상과 방향성을 드러냈다.
문대림 의원은 이에 앞서 지난달 12일 송재호 전 의원과 함께 '회복과 성장을 위한 제주혁신포럼'을 출범시키고 북콘서트를 열었다. 제주가 직면한 경제·사회적 위기를 진단하고 특별자치의 내실화와 지역 균형성장을 위한 정책 발굴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포럼을 통한 정책 네트워크 구축과 세 확장 전략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정책 경쟁과 비전 제시가 활발해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경선은 유권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는 과정이다. 다만 출판기념회와 포럼 출범이 지지층 결속을 확인하는 행사에 그칠지, 실질적인 정책 논쟁의 장으로 이어질지는 전적으로 내용에 달려 있다. 책에 담긴 비전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지역 현안에 대한 해법이 얼마나 설득력을 갖추고 있는지가 핵심이다.
경선이 다가올수록 요구되는 것은 세 과시가 아니라 책임 있는 메시지와 준비된 역량이다.
우려되는 대목은 과열이다. 인신공격과 흑색선전, 진영 간 감정 대립이 격화될 경우 경선은 상처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도지사 후보 당내 경선에서 김우남 전 의원이 패하자 일부 당원들이 별도의 선거운동 사무실을 마련해 원희룡 후보를 지원하는 이른바 '해당 행위'가 벌어졌고, 이는 제주 정치사에 뼈아픈 오점으로 남았다. 경선 후유증이 얼마나 큰 파장을 낳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정당 경선은 승자를 가리는 동시에 패자와 지지자까지 아우르는 통합의 과정이어야 한다. 더욱이 경선이 사실상 본선과 다름없는 구조라면 그 책임은 한층 무겁다. 공정한 룰과 투명한 절차, 정책 중심의 경쟁은 최소한의 조건이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소모적 공방이 아니라 제주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품격 있는 논쟁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 민주당 경선이 갈등의 흔적이 아닌 성숙한 정치 문화의 전환점으로 기록되길 기대한다. <고대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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