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최우수 축제 '탐라국 입춘굿' 물품도 갈 곳 없다

제주 최우수 축제 '탐라국 입춘굿' 물품도 갈 곳 없다
장엄등·낭쉐 등 물품 8점 보관 창고 비워야 할 상황
도 "마땅한 유휴 공간 없어 임차료 반영해 지원 검토"
세이레아트센터 등 잇단 유사 사례 공공 차원 대책을
  • 입력 : 2026. 06.07(일) 17:21  수정 : 2026. 06. 07(일) 17:28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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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의 한 창고에 보관 중인 탐라국 입춘굿 장엄등과 낭쉐. 제주민예총 제공

[한라일보] "출입구가 웬만큼 큰 창고가 아니면 이 물품들이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최소 높이 3m, 너비 2m 이상이 돼야 합니다. 여기저기 살펴보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제주에서 공연 물품 보관 문제로 고심 중인 곳은 세이레아트센터(본보 5월 21일자 8면)만이 아니었다. 2026년 제주도 지정축제 중 최우수 축제로 선정된 탐라국 입춘굿. 이 축제를 주최하는 제주민예총의 관계자는 입춘굿 물품을 둘 새로운 공간을 물색하느라 애를 태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사용 중인 제주시 애월읍의 건물 1층 창고를 비워 줘야 하는 탓이다. 제주민예총에서는 입춘굿의 핵심 콘텐츠인 낭쉐, 장엄등을 재활용해 온 점을 들며 "보관할 데가 없어서 물품을 버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입춘굿 물품이 있는 지금의 창고는 공유 재산이다. 제주시 주최·제주민예총 주관으로 입춘굿이 열리던 시기에 만들어진 것이어서 '자청비 장엄등' '세경신 장엄등' '설문대할망 장엄등' '낭쉐' 등 대형 물품 8점을 무상으로 보관해 왔다.

하지만 제주시에서 국비가 투입되는 '애월읍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과 연계해 그 자리에 주민 편의 시설을 조성하기로 하면서 물품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처지다. 같은 창고 한편을 차지했던 제주시 제작 뮤지컬 '만덕' 물품은 앞서 폐기 처분 수순을 밟았다.

입춘굿이 2024년부터 제주시를 넘어 제주도 전역 행사로 확대됨에 따라 제주도에서도 이번 일과 관련해 창고로 쓸 수 있는 공유 재산이 있는지 뒤져 봤지만 성과가 없었다고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시에서 계획 중인 주민 편의 시설 사업 착공 전까지 유휴 공간을 알아보는 한편 추경안에 입춘굿 물품 보관을 위한 임차료를 편성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제주 문화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사 사례를 감안하면 공공 영역의 공연 물품 플랫폼 구축이 필요한 게 아닐까.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공간 확보, 운영 인력, 실제 수요 등 고려할 내용이 적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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