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화열의 목요담론] 제주 관광, 이제는 ‘안전’을 마케팅하라

[최화열의 목요담론] 제주 관광, 이제는 ‘안전’을 마케팅하라
  • 입력 : 2026. 09.10(목) 03:00
  • 최화열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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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 관광은 지금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고물가와 항공료, 내국인 관광객 감소 등 기존의 문제에 더해 최근 잇따른 실종·사망 사건과 경찰의 실종 신고 허위 종결 논란이 겹치면서 '안전한 관광지 제주'라는 이미지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제주 여행이 불안하다"는 반응과 함께 제주를 기피하자는 주장까지 등장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범죄 관련 정보와 자극적인 영상, 이른바 '제주 괴담'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제주 관광업계에서는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가 관광객의 심리적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신뢰(trust)​다. 아무리 아름다운 자연과 훌륭한 관광상품을 가지고 있어도 소비자가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 구매 의사결정은 달라진다. 관광은 특히 그렇다. 관광객은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관광지에 맡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제주 관광마케팅의 핵심은 단순히 "제주는 아름답다"고 홍보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제주는 안전하다"는 확신을 관광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제주도와 경찰, 관광업계가 함께하는 '제주 관광안전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해안도로, 오름, 올레길, 야간 관광지 등에 대한 안전정보와 CCTV, 비상벨, 경찰·소방 대응체계, 긴급 연락처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해야 한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관광객이 자신의 위치를 가족이나 지인과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둘째, '안전관광'을 새로운 관광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안전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관광상품의 일부로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안심 제주 혼행', '안전한 제주 올레길', '밤에도 안심하는 제주', '가족 안심 제주여행'과 같은 세분화된 관광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위기 대응을 넘어 안전을 제주 관광의 차별적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셋째, SNS 시대에 맞는 실시간 위기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필요하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퍼진 뒤 뒤늦게 해명하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사건이 발생하면 정확한 사실관계를 신속하게 공개하고, 잘못된 정보에 대해서는 공식 채널을 통해 즉각 바로잡아야 한다. 특히 AI로 제작된 가짜 영상이나 이미지까지 등장하는 시대에는 관광당국의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제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제주관광협회 역시 최근 허위·왜곡 정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넷째, 관광객에게만 안전을 요구해서도 안 된다. 관광사업자, 렌터카업체, 숙박업소, 음식점, 여행사, 플랫폼 사업자 등 제주 관광 생태계 전체가 안전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관광객이 제주에서 불편하거나 위험한 상황을 경험했을 때 즉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현장 중심의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

제주는 이미 충분히 좋은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관광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이 안심하고 제주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관광마케팅은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다. 지금 관광객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제주가 아름답다'는 이미지에 더해 '제주는 믿을 수 있고 안전하다'는 신뢰를 다시 심어야 한다.

 이번 실종 사건들을 단순한 관광 악재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제주 관광의 안전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제주 관광의 미래 경쟁력은 관광객 수가 아니라 관광객의 신뢰에서 시작된다. 이제 제주가 마케팅해야 할 가장 중요한 관광상품은 '안전한 제주'다. <최화열 평택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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