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제주시 한라생태숲에서 열린 '2024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 여섯 번째 시간에 제주남초등학교 3학년 1반 학생 20여 명이 참여했다. 강다혜기자
어제 어린이 20여명 제주시 한라생태숲 숲길 탐방겨울 숲 길 걸으며 생태계 관찰·숲 형성 과정 배워
[한라일보] "손에 쥔 거울의 모서리를 콧등에 대고, 하늘 끝까지 솟아오른 나무와 잎사귀들을 살펴보세요. 허리를 구부려서 이 숲의 땅도 살펴보세요. 평상시 우리 사람의 눈으로 보는 숲의 모습과 다르게, 오늘은 숲 속 작은 생물들의 시선을 통해서도 숲을 관찰해보는 거죠"
17일 제주시 용강동 한라생태숲에서 열린 '2024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 여섯 번째 시간에는 제주남초등학교 3학년 1반 학생 20여 명이 함께했다.
이날 프로그램은 강갑선 '초록숲' 숲해설사의 지도로 진행됐다. '초록숲'은 산림청 인증 프로그램 '한라산 둘레길의 동식물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숲길 길목에 들어선 아이들은 저마다 떨어진 나뭇잎을 손에 쥐었다, 강 해설사는 "오늘 이 숲을 떠날 때까지 나뭇잎을 손에 쥐고, 머리에 꽂고, 숲과 하나가 되어 보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숲길을 따라 걷다 나무들 앞에 멈춰섰다. 한겨울 숲 날씨는 걷기 시작한 아이들의 코와 얼굴이 금세 벌게질 정도로 추웠다.
강 해설사는 "지금은 겨울이에요. 그렇지만 이 숲에는 이렇게 늘 푸른 나무들이 있죠. 사계절 내내 파란색이에요"라며 '활엽수'와 '침엽수'의 개념에 대해 설명했다. 강 해설사는 "겨울에 잎이 다 떨어지는 낙엽 활엽수 알죠? 이 나무들은 겨울이 되면 옷을 벗어요. 광합성을 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겨울에는 이 나무들이 성장을 할 수 없답니다. 그리고 곶자왈에 가면 도토리가 달리는 나무들을, '상록 활엽수'라고 한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다른 나무가 울창한 길목에 들어서자 아이들에게 나무 거울을 하나씩 배부했다.
아이들은 강 해설사의 지도에 따라 거울을 콧등에, 눈 밑에 대고 숲의 풍경을 관찰했다. 아이들은 "파란 하늘이 보이는데, 마치 물 속 물 그림자를 보는 것 같아요. 햇빛이 보여서 눈부셔요"라며 비명과 환호를 질렀다.
강 해설사는 "허리를 숙여서 낮은 자세로 아래의 숲 풍경을 관찰해보아요. 각양각색의 시야로 숲의 모습을 보는 거예요. 우리가 이 자세로 보는 숲의 모습은 오소리, 애벌레, 새들이 보는 숲의 모습과 비슷해요. 그들에게는 이 숲이 집이고, 먹이를 찾는 공간이기도 하죠"라고 설명했다.
숲길을 걷는 아이들의 옷에는 금세 작은 씨앗들이 달라붙었다. "옷에 자꾸 작은 씨앗 같은 것들이 붙어요"라는 아이들의 말에, 강 해설사는 "이 숲도 처음부터 이렇게 울창한 숲이 아니었답니다. 이렇게 많은 나무들과 풀이 자라 숲을 이루기까지, 동물의 털에 이런 식으로 씨앗이 붙어 옮겨다니면서 시간이 흘러 숲이 생기게 된 것이에요"라고 했다.
신혜선 담임 교사는 "3학년인 아이들이 아직 교과서에서 배우지 않은 내용에 대해 숲 현장에서 직접 배울 수 있어 아이들에게 소중한 기회가 됐다"라며 "숲 현장에서 자세히 식물들을 보니 신기하고, 숲에 대해 많이 알 수 있게 된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가인 학생은 "암술과 수술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배우고, 숲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도 배울 수 있어서 즐겁고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강다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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