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선거구 승리요인 분석]도민들 정치개혁 이룰 새인물 선택

[각 선거구 승리요인 분석]도민들 정치개혁 이룰 새인물 선택
  • 입력 : 2004. 04.16(금)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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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북제주군甲선거구 강창일 당선자
-민주화 운동 경력 젊은층 결집 유도

5선 중진의원이라는 거물 정치인을 무너뜨리고 당당히 여의도에 입성하는 데 성공한 제주시·북제주군 갑 선거구 강창일 당선자의 승리 원동력은 한마디로 부패정치·낡은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표심이었다.
 당선확정 이후 강 당선자의 표현처럼 애시당초 무모한 싸움이었다. 정치에 문외한인데다 유권자들에게 인지도가 낮은 정치신인이 학연·혈연 등 탄탄한 조직을 바탕으로 20년 넘게 여의도를 지켜 온 거물 정치인과 맞서 싸운다는 것이 버거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대한 함대도 노도 같이 밀려오는 ‘개혁과 변화의 여론’에는 여지없이 침몰했다. 강 당선자는 출마가 거론될 때만 해도 식자층 외에는 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강 당선자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참모들조차 골머리를 앓았다. 이후 대통령 탄핵정국을 맞아 4.15 총선에서 의회 쿠테타 세력을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열린당 후보로서의 인지도가 높아졌고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상대후보를 앞질렀다.
 호사다마라고 할까, 선거중반 악재 발생으로 선거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정동영 의장의 노인 비하 발언으로 노인층 표이탈 현상이 가속화됐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제주방문 이후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되살아나면서 보수층의 결집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악재속에서도 강 당선자는 흔들림 없이 유권자에게 발품을 파는 강행군을 했고, 평소 신뢰관계를 쌓아 온 지인과 젊은층들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자로 나서면서 선거운동에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특히 운동권 출신과 노사모 등 젊은층의 지원은 강 당선자에게는 천군만마가 됐다.
 이후 총선물갈이연대가 강 당선자를 지지후보로, 현경대 후보를 낙선후보로 선정하면서 부동층을 흡수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또 민주화 운동, 4·3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운동, 4·3특별법 제정, 인권평화운동에 앞장서 온 강 당선자의 삶의 행적이 인정을 받으면서 대세를 가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와 함께 선거 3일전 정동영 의장의 제주방문을 통한 거리 지원 유세,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 사퇴에 따른 위기의식이 확산되면서 막판 부동층을 끌어들인 것도 승리의 한 요인이 됐다. 

■제주시.북제주군乙선거구 김우남 당선자
-道의정 경험 바탕 현안 분석 차별화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완승을 거둔 제주시·북제주군 을 선거구 김우남 당선자는 능력이 검증된 인물을 바탕으로 치밀한 선거전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제6대 도의원 4년과 제7대 도의원 2년 등 모두 6년간의 의정활동에서 도정현안을 꿰뚫은 김 당선자는 정책의 부실과 정책대안을 제시해 지역구는 물론 도의회 안팎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게 가장 큰 승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미디어 선거가 본격화되면서 이같은 현안 분석 및 해법제시는 방송토론에서 확연히 드러나 타 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했다는 게 중평이다.
 또한 공식선거전 핵폭풍으로 작용한 대통령 탄핵이라는 ‘탄풍’이 작용하면서 인지도 상승과 함께 지지도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다. 선거초반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했던 것이 주효하면서 차점자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었다는 게 김 당선자 진영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도의원 역임시 닦아놓은 텃밭인 구좌읍과 조천읍 우도 등에서 확실한 지지를 받은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더욱이 도의원 재임시 출신지인 구좌읍보다 조천읍을 더 챙겨 ‘욕’을 많이 먹었다는 사실은 조천읍 지역 득표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때문에 차점자와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면서 가장 큰 변수지역으로 분류되던 조천읍은 김 당선자의 바닥 다지기가 성공한 것으로 귀결지어졌다. 김 당선자의 득표현황에서도 나타났듯이 제주시 삼양동을 시작으로 조천 구좌 등 동부지역에서 압승을 위한 치밀한 선거전략이 먹혀 들어갔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김 당선자는 이같은 확신한 지지기반 속에 본격 선거전이 전개되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할 것이라는 서부지역에 대한 공략을 치밀하게 준비하면서 완승을 거뒀다는 의미를 두고 있다. 차점자의 텃밭인 한림 한경 애월 지역에서 1위와의 표차를 근소하게 유지하면서 2위를 고수, 서부지역을 우선 개표했던 초반에 1위를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실제 상대진영의 상승세를 정확히 예측하고 김 당선자의 하락세는 사전에 차단한다는 정확하고도 신속한 대처는 서부지역 공략에 있어 핵심 포인트로 작용했다.

■ 서귀포시.남제주군선거구 김재윤 당선자
-‘책 전도사’ 참신한 이미지 주효

열린 우리당 김재윤 후보의 승리는 선거초반 지지율이 7.2%에 불과했던 것이 ‘탄핵’이라는 거대 변수가 휘몰아친 데서 중요한 요인을 찾을 수 있다. 거기에 기존 정치를 바꿔보겠다는 정치개혁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요구가 표의 향방을 좌우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차 여론조사 결과 40.9%로 지지도가 30% 이상 급등한 이후 ‘이변’이라고 불릴 만큼 급상승 기류를 탄 김재윤 후보의 승세로 두 후보간 격차가 너무 커 변정일 후보가 막판 뒷심을 발휘했지만 결국 뒤집기에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이번 선거결과는 20년 동안 서귀포·남제주군 정치를 대표해온 60대 기성정치인보다 새로운 비전을 가진 젊고 신선한 후보에게 표심이 쏠려 이후 정치향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변 후보의 ‘인물론’의 막판 스퍼트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인물론’을 쓰러뜨리지 못했다.
 그리고 모 방송을 통해 부각된 김 후보의 ‘책 전도사’의 이미지와 참신성에서 비롯된 초등학생 자녀를 둔 30대층 주부를 중심으로 한 인기도 성공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각종 방송 토론회가 이어진 가운데 변정일 후보의 정책 부각을 위한 차별화 노력이 탄핵정국을 쓰러뜨리기에는 부족했던 것도 변 후보의 패인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승리는 현역의원인 민주당 고진부 의원이 후보등록 직전 불출마를 선언해 1대1구도로 급변하면서 고진부 의원의 지지세력인 민주당표가 열린우리당으로 변화한 것도 승리요인의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그리고 고진부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민주당 소속이었던 강기권 남제주군수가 우근민 도지사와 함께 민주당을 탈당하고 열린 우리당에 입당한 것도 김 후보의 당선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실상 정동영 당의장의 노인비하 발언으로 좁혀졌던 두 후보간 격차가 막판 정 의장의 당의장의 사퇴선언으로 일정 부분 잠재워진 것도 표차를 넓힌 부분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밖에도 50년 동안 서귀포시 출신 국회의원을 한번 배출해보자는 서귀포시지역 주민들의 결집도 승리요인의 하나로 분석된다.
/총선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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