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만난 사람](62)제주대 한글배움터 백금숙 교수

[토요일에 만난 사람](62)제주대 한글배움터 백금숙 교수
"한글로 문화 공감대 유도"
  • 입력 : 2007. 10.06(토) 00:00
  • 고대로 기자 drko@hallailbo.co.kr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대학교 한글배움터의 백금숙 교수. 그는 자신의 유학경험을 살려 한글 뿐만아니라 고민까지 해결해주는 카운슬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진=김명선기자 mskim@hallailbo.co.kr

제주대서 유학생에 한국어 강의
고민 들어주는 카운슬러 역할도


"현수는 어제 무슨 일 때문에 바빴습니까"(선생님).

"네, 리포트를 작성하고 그동안 밀린 일들을 하느라고 바빴습니다" (외국인 학생)

4일 오전 10시 15분 제주대학교 본관 2층에 있는 '한글배움터' 한국어 중·고급과정 강의실.

백금숙 선생(43·독일문학박사)의 한국어 강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한글배움터는 세계화시대에 걸맞는 인재양성과 대학의 세계화를 추구하고 있는 제주대학교의 국제교류센터가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 초급과정(6개월)과 중·고급 과정(6개월)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수강생은 국제교류학생을 포함해 43명. 중·고급 과정에는 현재 14명의 유학생이 수강을 하고 있다.

수강생 대부분은 제주대학교에 입학하고자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이곳에서 초·중·고급 과정(1년)을 이수하면 제주대학교 학부과정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대학기숙사에서 생활하며 매주 15시간씩 말하기와 듣기, 읽기, 쓰기 등을 통해 한국어를 익히고 있다. 또 문화체험과 문화탐방 등 특별 활동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고 있다.

지난 1990년대초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11년동안 독일유학을 다녀온 백 선생은 독일문학을 전공했다. 제주대에서 독일어 강의를 잠시 하다가 지난 3월부터 한국어 강의를 맡았다.

지난 95년 독일유학 당시 독일 한인학교에서 교포 2세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강의경험과 유학생활이 현재 외국인 유학생들을 가르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유학생이 처한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 언어사용 문제를 떠나 유학생의 세세한 고민까지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때론 유학생의 카운슬러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글에 대한 유학생의 느낌도 다르다고 말한다. 백 선생은 "중국 유학생은 한국어의 어감을 부드럽게 평가하는 반면 일본인 유학생은 일본어에 비해 딱딱하다는 느낌을 갖는 것 같다"며 "하지만 한글은 배우면 배울수록 아름다운 글이라는 것이 유학생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기 때문에 어려움도 많다. 일본인 유학생들은 발음교정이 힘들고 중국인 유학생은 부모들의 권유 등으로 유학을 왔기 때문에 목적의식이 불명확해 한국어 익힘 속도가 더디다.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배려해 줘야 하는 이유다.

백 선생은 "유학생이 한글을 통해 아시아문화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할때, 유학생의 관심이 단순한 지역적인 것에서 한국문화로 확대될때 강의를 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512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