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기후 대응道 제주 위기인가 기회인가](16)위협받는 제주바다-(하)정책제언

[연중기획/기후 대응道 제주 위기인가 기회인가](16)위협받는 제주바다-(하)정책제언
기후변화… 새로운 해양수산업 발전 계기
  • 입력 : 2008. 05.14(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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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연승 시설에 이식한 감태의 성장과정(사진 왼쪽부터 감태유엽 이식 직후<(2006. 5), 3개월 후(2006. 8), 11개월후(2007. 3), 13개월 후(2007. 5))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해조류 상품화 무궁무진… 대규모 '바다숲 벨트' 필요

참다랑어 회유·어획량 증가 등 新산업 무한한 가능성

외해 가두리 청정브랜드로 키워야… 관광산업화 활용


▲조성환 박사(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5월 초 제주 서부해역의 몇 개 연안을 돌아 본 결과, 양식장 주변의 일부 조간대 해역에서는 파래, 개도박, 미역과 같은 다양한 해조류가 서식하고 있지만 수심이 다소 깊어지는 해역의 크고 작은 바위는 하얗게 탈색되어 가고 있었다. 이런 현상을 육상의 나무숲에 비한다면 산 아래 일부 지역에서 나무가 점차 고사되어 가고 있거나 아예 나무가 자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과 비슷하지만 해양의 변화는 육상과 달리 눈에 쉽게 띄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약간 멀리 있는 것 같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제주연안의 수온상승 효과와 이로 인한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생물군집에 대한 크고 작은 생태학적 변화에 대해서는 이미 다양한 언론 매체를 통하여 보도되고 있으며, 향후 이런 변화는 IPCC(정부간 기후변화 협의체)와 같은 기후변화 관련단체에서 더 빠르고 폭넓게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따라서 사면이 바다로 되어 있는 제주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이에 대한 대응책뿐만 아니라 변화에 걸맞은 새로운 해양수산업의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에 미치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해양환경 및 다양한 생물군집의 생태학적 변동에 대하여 지속적인 기후변화 모니터링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가깝게는 이어도에서 추자도를 잇는 해양환경 및 생물군집에 대한 모니터링 벨트화가 필요하며 국제적으로는 쿠로시오 해류의 영향권에 위치한 국가들과의 공동연구 또는 협조를 통하여 제주 연안에 영향을 줄 수온상승의 결과를 예측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모니터링 시스템은 빠른 시간에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은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하여 출현양이 증가하고 있는 생물의 자원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는 최근 관찰된 결과에도 나타나지만, 이들 생물군집이 넓은 면적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자연조건에서 어업활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인위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온상승으로 인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다양한 종들이 보유하고 있을 수 있는 신 물질 등을 탐색하여 이를 자원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제주주변해역에서 어획된 다랑어 경매 모습.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감태, 미역 및 모자반 등은 기후변화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광합성을 하며 성장한다. 최근 학계 및 산업체에서는 이런 해조류를 이용하여 상품을 개발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일부는 상품화단계까지 발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제주 연안에서 생산되는 해조류가 산업적으로 활용할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제주 연안에 이런 해조류를 이용한 대규모 바다숲 벨트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규모 바다숲 벨트는 다양한 수산생물의 산란장, 섭이장 및 은신처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기후변화의 주요 요인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여기서 생산된 해조류를 산업적으로 적극 활용하면 어장주변 어업인의 소득원으로서도 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에 제주특별자치도의 새로운 소득사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온도 상승으로 새로운 어종의 출현 및 기존에 회유하는 어종 중에서도 그 회유 시기와 회유기간의 변화를 가져오는 어종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그 중 참다랑어는(참치중 최고급 어종) 제주도 부근해역을 회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크기와 서식 기간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참다랑어의 회유량과 어획량이 점차 증가하는 제주도는 무한한 새로운 산업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곳으로 평가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07년부터 이러한 외해 가두리를 이용한 참치양식기술개발에 이미 착수한 상태로 제주도의 참다랑어 양식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도의 참다랑어 양식산업은 기후변화 대응을 통한 새로운 산업육성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제주도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청정해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청정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수산물의 생산과 공급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따라 많은 사람들은 바다를 단순한 식량공급원으로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여기기 때문에 앞으로는 연안해역을 다양하게 활용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외해가두리 양식 산업을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여기서 생산된 수산물에 대한 청정브랜드를 부여하고 관광지로서의 특성을 살린 체험, 문화 및 레져 산업으로서의 활용, 다양한 가공산업 육성 등에 대한 종합적인 고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공동기획:ICLEI한국사무소]

제주수산연구소, 8대 과제 제시 "해중림은 바다의 산림녹화"

한석중 소장 "바다숲 대대적 추진할때"…마을어장 회복·바다가치 재창출 기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나타나는 해양환경의 변화는 크게 수온이 올라 해양생태계가 변하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렇다고 당장 제주지역 수산분야의 산업구조가 바뀐다든지 양식산업이 쇠퇴하는 등의 급격한 변화까지 예상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제주 연안에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고 많은 변화의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응한 다양한 전략과 과제들이 제시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소장 한석중)가 제시한 제주지역 해양수산분야 기후변화 대응전략은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협력 강화 등 세가지다. 이 세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모두 8개의 세부과제들이 가지를 치고 있다.

갯녹음 현상이 확산되면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해조류는 탄소고정 능력이 뛰어나고 산소생산 능력이 육상식물에 비해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중림조성사업에 의한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은 열대우림 또는 소나무에 비해 4~5배 뛰어나다는 것이 정설이다. 해조류 생태숲 연안벨트 조성사업은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기후변화 대책 중에서도 핵심이다.

해조류 생태숲 조성사업은 다양한 수산생물 서식공간을 제공, 갯녹음 현상 등으로 훼손된 마을어장의 회복과 제주바다의 가치를 창출시키는 매우 유용한 사업이다. 감태, 모자반, 다시마, 넓미역, 곰피 등 제주특산 해조류 양식기술 개발사업에도 과감한 투자가 요구된다.

한석중 소장은 "우리나라 산림녹화사업이 40년이 지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해중림사업은 바다의 산림녹화라고 할 수 있다. 제주에서 시범적이고 모범적으로 바다숲 가꾸기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고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영향평가와 예측능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 해양수산분야의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은 매우 다양하고 지속적으로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갯녹음 현상과 해파리 출현과 같은 생태계 이상 변화를 비롯해 수온, 염분, 적조 등 연안 및 해양환경 변화와 수산자원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수온상승에 의한 새로운 열대 및 아열대성 병원체 출현에 대비한 질병제어 기술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수산생물 대량 폐사에 대한 대처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안정적인 생산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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