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도마위에 오른 축제·행사예산

[이슈&현장]도마위에 오른 축제·행사예산
일부 취소·축소에도 상당액 썼다
  • 입력 : 2009. 12.28(월) 00:00
  • 표성준 기자 sjpyo@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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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신종인플루엔자 확산으로 각종 축제와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됐음에도 당초 예산이 상당금액 집행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위로부터 탐라문화제, 국제관악제, 제주글로벌외국어축제. /사진=한라일보 DB

당초 42건 17억중 31건 취소 11건 축소
실제 사용금액 11억여원으로 66% 달해
예산집행의 공정성 등 많은 문제 드러내


올해 하반기 신종인플루엔자A(H1N1)가 확산됨에 따라 개최할 예정이던 각종 도내 축제와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 또는 변경됐다. 하지만 일부 행사는 취소되거나 축소됐음에도 당초 예산이 상당금액 집행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촉발시키고 있다.

▶축제·행사 운영지침 마련=정부는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9월 '지방자치단체 축제 및 행사 운영지침'을 발표하고, 폐쇄된 실내공간에서 열리면서 고위험군(영유아·노인·임산부·만성질환자)을 대상으로 하거나 신종플루 감염예방조치를 시행하기 어려운 축제와 행사를 가급적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지자체에 권고했다. 또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일회성·이벤트성 축제나 행사는 원칙적으로 취소·연기하고, 그밖의 행사는 지자체 판단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발열검사 실시, 행사장 내 신고센터 운영 등 감염예방조치를 주문했다. 이같은 지침은 연인원 1000명 이상, 2일 이상 운영되는 행사 및 축제에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지자체는 지침을 준용해 모든 행사·축제를 운영토록 했다.

▶축제 및 행사 취소·축소=정부의 발표에 따라 제주지역에서도 예정돼 있던 각종 축제와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11월말까지 이에 해당되는 축제 및 행사는 모두 42건으로 이 가운데 76%인 31건이 취소됐으며, 24%인 11건이 축소 또는 내용을 변경해 개최됐다. 42건의 행사를 위해 당초 계획된 예산은 총 16억9000여만원으로 취소 또는 축소된 만큼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축소된 행사 가운데 상당수의 행사가 당초 총 예산을 그대로 집행했으며, 심지어 취소된 행사에도 예산이 일부 집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42건의 행사 중 76%가 취소됐지만 집행금액은 11억여원으로 총 예산의 66%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예산집행 공정성 의문=축소된 행사 10개는 대부분 행사기간은 물론 참가자수까지도 감소했지만 예산은 그대로 집행돼 예산 집행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축소된 10개 행사의 당초 예산이 10억8000여만원이어서 축소된 만큼 예산도 절감돼야 하지만 실제 집행금액은 10억6000만원으로 사실상 전액이 소비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 지침과 달리 폐쇄된 실내공간인 체육관에서 고위험군인 노인을 대상으로 한 노인의 날 행사가 열리는 등 행사 운영의 원칙도 무시됐다.

이에 대해 각종 축제와 행사를 주최한 도와 행정시 등 당국은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 축제 및 행사는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취소된 행사의 예산규모가 적고, 축소된 행사는 기간과 참가자가 축소됐음에도 당초 계획된 내용을 모두 시행하다 보니 예산이 그대로 집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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