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환경수도 제주가 꿈꾼다](3)WCC 제주개최와 환경수도

[세계의 환경수도 제주가 꿈꾼다](3)WCC 제주개최와 환경수도
자연보전총회 제주개최 '환경수도' 기회이자 도전
  • 입력 : 2010. 02.17(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 글자크기
  • 글자크기

▲4차 세계자연보전총회는 지난 2008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됐다. 4차 총회에서는 970여개의 부대행사가 토론회, 심포지엄, 워크숍, 원탁회의 등 다양한 형태로 열려 136개의 결의와 권고 사항이 채택됐었다. /사진=제주자치도 제공

지구촌 환경의제 선도적 역할… 환경분야 국제화에 발판
정부·국회 등 주도로 WCC 지원특별법 조기 가시화 기대
일회성 행사론 환경수도 한계… 역대 개최지 평가 엇갈려

제주특별자치도가 세계환경수도를 도정 주요 비전으로 내세운 것은 제주가 2012년 제5차 세계자연보전총회(WCC) 개최지로 확정되면서 부터다. WCC 개최지 확정 이전부터 이미 실무적으로 검토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개최지 확정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 왔다.

전문가들이 정의하는 세계환경수도란 말 그대로 '세계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뛰어난 도시'이다. 생태적으로 가장 건강하고, 그 속에서 인간이 쾌적한 삶을 자연과 조화롭게 이루어감으로써, 사람이 주위 환경의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한 부분으로, 생태계의 한 요소로서 살아갈 수 있는 자립성과 순환성을 유지하는 지속가능한 체제를 의미한다. 환경수도로 태어나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세계환경수도를 다른 시각에서도 조명한다. 정부조직과 비정부조직 등이 함께 참여하여 지구환경문제를 정례적으로 논의함으로써 지구환경 문제 해결에 필요한 대안을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에 필요한 교육과 학습이 이루어지는 도시를 의미한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있다.

2012 WCC 성공 여부에 따라 세계환경수도가 자동적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역대 개최지들이 WCC를 계기로 세계환경수도로 부상했거나 적어도 그에 버금가는 대접을 받거나 평가받은 사례는 흔치 않다. WCC를 국제이벤트나 메머드 회의를 유치한 것 쯤으로 세계환경수도의 초석을 놓겠다면 오산이다. 그럼에도 WCC 개최는 제주가 세계환경수도로 가는데 기회 요인임에 틀림없다.

제주도의 우수한 자연환경과 경관자원이 2007년 6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라는 세계적인 브랜드를 획득하게 되었다면, 2012년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올림픽인 WCC의 유치는 적어도 환경분야에서 제주의 국제화를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발판을 마련한 것이이다. 2012년 제5차 대회 역시 지구 환경문제를 광범위하게 논의하는 환경올림픽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바르셀로나 총회에서는 970여개의 부대행사가 토론회, 심포지엄, 워크숍, 원탁회의 등 다양한 형태로 개최되었고, 136개의 결의와 권고 사항이 채택됐었다.

제주는 2012년 WCC 행사를 치루면서 ▷회의 이전에 생물다양성 및 환경 전반에 걸친 중요 의제를 선별하여 국제적으로 공론화하고 ▷선별된 중요 의제에 대한 긍정적인 합의 또는 선언을 이루어냄으로써 세계환경수도로서의 대표성 혹은 상징성을 얻을 수 있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WCC 제주 회의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며 세계적인 환경도시들과 견줄 수 있는 환경도시로 육성하고 제주가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제주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나가는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런 의미에서 WCC 지원특별법 제정을 위해 국회와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기로 한 것은 WCC 성공적 개최와 제주가 환경수도로 나아가는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란 점에서 특히 기대를 모으고 있다.

WCC 지원특별법 제정을 위한 실무차원의 기초작업은 이미 착수됐다. 환경부와 제주자치도는 이 특별법을 국회 의원입법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형오 국회의장과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추미애)는 WCC 성공개최를 위해 특별법 제정 등 국회차원의 전폭적 지지와 지원을 약속한 바 있기 때문이다.

특별법에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의 회의·전시시설에 대한 인프라 확충을 비롯해 각종 행·재정적 지원, 1만여명에 이르는 총회 참석자들을 위한 편의와 지원 등이 망라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5일에는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Julia Marton Lefevre) IUCN 사무총장이 직접 제주를 방문, 우리 정부와 제주자치도간 WCC 개최 협약을 체결한다. 협약에는 WCC 성공 개최를 위해 당사국인 우리 정부와 제주도의 강력한 지원의지와 대책은 물론 총회를 주관하는 IUCN의 후속계획도 담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IUCN 사무총장의 방한과 제주방문은 국제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그 자체만으로도 비상한 관심을 끈다. IUCN 사무총장은 지난해 11월 26일 IUCN 본부가 있는 스위스 글랑에서 WCC 제주개최를 직접 선언했던 인물이다. IUCN은 현재 84개 국가회원, 140개국 111개 정부기관, 870개 이상의 비정부기구·전문가 단체가 가입, 1만2000여명의 전문가가 6개 위원회에서 활동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기구이며 WCC를 주관한다.

전문가 실무委 가동
실천과제 도민 아이디어 공모


세계환경수도 조성에 실질적인 동력 역할을 할 실무위원회가 구성돼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세계 환경모델 도시 구현을 위해 100만 도민이 참여하는 '세계환경수도 조성 정책아이디어'도 공모중이다.

실무위원회에는 행정을 비롯 환경단체, 학계, 전문가 등 각 분야 관계자 20명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는 환경부지사 등 3명이 당연직 위원으로, 위성곤 도의회 의원, 강영훈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 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 소장 등 17명이 위촉직 위원에 포함됐다.

실무위원회는 앞으로 환경수도 조성을 기본 로드맵에 대한 추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분야별 목표·지표 설정에 관한 자문과 의견을 제시하게 된다. 각 분야별 실천계획 수립에 자문하거나 실제 참여한다.

이달초 처음 열린 회의에서 실무위원들은 환경수도 비전에 공감하고, 실현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덧붙여 쓴소리도 쏟아냈다. 제주 고유의 생활·문화가 환경사업으로 훼손되는 사례에 대한 재발방지를 비롯해 세계적인 환경수도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제주만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실장은 "환경도시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시민의 참여와 노력의 산물이다. 제주가 지향하는 세계 환경수도의 위상은 결국, 도민의 참여와 흘린 땀에 비례하여 결정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사회의 개발과 보전에 대한 상충과 관련 "세계 환경수도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현명한 대안을 찾아 실천하는 문제"라고 했다.

환경모델 도시 구현을 위한 도민 아이디어 공모주제는 향후 10개년 목표의 환경수도 조성을 위한 개선과제 및 창의적인 정책아이디어다. 공모분야는 ▷개선해야 할 정책과 우선적으로 해야 할 환경정책분야 ▷환경수도의 성장 잠재력, 환경브랜드를 향상시킬 수 있는 사례 ▷친환경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 구축 등이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77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