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유권자 겁내는 선거 아쉽다

[편집국 25시]유권자 겁내는 선거 아쉽다
  • 입력 : 2010. 03.18(목) 00:00
  • 조상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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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지역사회는 제주도지사 선거에 나서려는 인물들로 넘쳐나고 있다.

인구는 56만여명인데 현재 출사표를 던지거나 곧 뜻을 밝힐 예비후보를 감안하면 줄잡아 9명에 이르고 있다. 6만명당 1명의 후보가 출전하고 있는 셈이다. 더 이상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지난해 부터 도내 언론에서 도지사 후보군을 보도한 것에 비해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그동안 뜻을 접었던 인물이 가세하면서 난립현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태환 제주지사의 출마포기가 불러온 게 직접적인 이유다. 물론 공천과정을 거치게 되면 상당부분 압축될 것이 분명하다.

선거에 나서려는 예비후보들의 면면을 볼 경우 나름대로 명분을 갖고 있다.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공통적으로 내뱉는 것은 '제주발전'이다.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얘기다. 언론 등에서 관전하기에는 그리 썩 나쁘지 않은 장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연일 출마기자회견을 통해 열변을 토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만이 특별자치도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고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 즉 도지사 선거는 후보만 있고 유권자는 없는 이상한 선거판으로 흐르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동안 지사선거 예비후보등록 이후 "출마할 것이다. 안할 것이다"하는 논쟁의 대상이 됐던 인물이 다수 포함되면서 그들의 출마여부에 초점이 모아진게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지역과 도민들을 위한다면 떳떳하게 출사표를 던져 심판을 받는게 원칙이다. 그런데 자신들 스스로 상품가치를 높이려는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도민을 먼저 생각하지 못하는 후보가 무슨 제주를 위해 일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더구나 출마를 결정한 후보들은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기 보다는 소위 '인물론'만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선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역사회가 그렇게 몰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오죽하면 일부에서는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김태환 지사가 출마를 포기한게 후회스러울 것이라는 농담이 흘러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정당별로 공천이 확정될때까지는 이런 현상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민선 도지사가 탄생한지 올해로 15년이 됐다.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일부 새로운 후보와 투표대열에 참여할 수 있는 연령층이 추가됐을 뿐이다.

6월2일까지는 76일 남았다. 어떤 이들에게는 길고, 또 어떤 이들에게는 짧은 기간이다. 후보는 물론 정당에서 제발 남은 기간만이라도 도민을 위한 선거운동을 했으면 한다.<조상윤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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