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형님 둬 이산가족 문제도 관심
"상봉기회 확대하고 편지 왕래해야"
최근 남·북간에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이산가족 상봉 얘기가 나오면서 북한에 있는 형을 그리워하는 전 제주시의회의원 김창종(68)씨를 만났다. 김 전의원은 제주시 이호·도두지역에서 세번이나 당선됐다. 요즈음은 부인과 함께 이호동에서 만감류를 재배하는 촌로생활을 하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 얘기를 꺼내자 김 전의원은 "제사를 지내오다 지난 2003년 만났던 형님 김경종씨의 소식이 더욱 궁금해진다"면서 이산가족 상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씨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말고 정례적으로, 적어도 가족들의 소식이라도 알 수 있게 편지 왕래라도 했으면 한다"면서 "많은 이산가족들이 중국을 통해 가족들과 서신교환을 한다고 들었지만 혹시라도 북에서 당간부였던 형님에게 문제가 될까봐 그러지도 못하고 마음만 조리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100세로 큰 아들이 죽은 줄 알았던 형님의 생존소식에 기뻐했던 어머니는 바로 다음해에 돌아가셔 더욱 마음이 아프다"면서 "형님이 건강한지, 조카들과 조카손주들도 보고 싶고 그리고 4촌지간에 얼굴이라도 알 수 있도록 상봉인원을 대폭 확대해 이미 상봉했던 가족들에게도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정치에서는 완전히 손을 뗐다는 김 전의원은 지난 2006년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된 것에 대해서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기초자치단체는 행정의 편의성만으로 봐서는 안된다"면서 "단지 네개에 불과하지만 그대로 존치했다면서 중앙정부로부터 재정을 확충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을 것"이라며 당시 고 신철주 북군수 등을 예로 들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김 전의원은 "제주시장을 지낸 김태환 전지사도 기초단체장으로서 재정을 확충하는 데 많은 공로를 세웠었는데 본인이 그런 기초지자체를 폐지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전의원은 이어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공무원이 줄어들어 인건비도 감소할 것이라고 했지만 제주에서 그렇게 될 수 있느냐"면서 최근의 기초지자체 부활논의에는 찬성의 뜻을 보내기도 했다.
부인과 단 둘이 생활한다는 김 전의원은 요즈음 서울에 있는 자녀들이 제주로 내려와주기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적적하기도 하지만 나이도 나이인 만큼 자녀들과 함께 생활하며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기 때문이다. 최근 벌초하러 내려왔던 아들에게 "아예 여기서 눌러앉으라"며 애원하고 있는데 마음을 돌리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회담이 제대로 이뤄져 상봉이 정례화되고 자녀들이 제주에 내려와 함께 생활하는 날이 곧 올 것이라는 김 전의원의 바람이 코 앞에 다가온 가을처럼 시나브로 이루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