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계획 보단 지역갈등 해결이 우선
"주민설명회는 설명회일 뿐이다. 결정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해군기지 반대투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우근민 지사가 주민설명회에서 지원 의지를 밝혔지만 지사의 의지만으로는 역부족이고 믿을 수 없다. 김태환 전 도정도 그랬다."
제주도정의 해군기지와 관련 주민설명회 이후 1일 강정마을회관에서 만난 강동균(53·사진) 회장의 말은 단호했다.
"행정에서의 지금까지 모습은 모두 형식에 그친 요식행위였다. 우 지사는 믿어달라고 하지만 그전의 김 도정도 그랬다. 강정주민이 지난 3년반동안 투쟁하는 동안 서귀포시가 주변지역발전계획을 내놨지만 모두 허공의 메아리에 불과하다. 진정성 없이 도민을 눈속임하고 있다."
강 회장은 아무리 국책사업이라도 주민 설득과 이해, 갈등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의 주민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발전계획 보다는 지역갈등 해결이 선결돼야 하는데 근거 없는 지원책만 내세우고 있는 것이 현 행정의 실태라고 지적했다. 정당성 없는 도정의 입지 재선정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도민사회는 이번 설명회에 대해 실속과 실리가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입지 재선정에 있어서도 우 도정은 구체적 제안도 없이 허상을 들고 화순과 위미를 찾았다. 이번 설명회에서 강정에 제시한 내용이라도 갖고 갔더라면 해당마을은 마을총회까지는 갔을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 도정 자체가 특보, 보좌관 등간의 소통이 이뤄진 않고 의회와의 소통도 단절되다 시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현안을 도출해 낼 수 있겠는가. 주민을 설득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강 회장은 도와 의회를 비롯한 도민간의 소통 등을 전제아래 주민 갈등 해소가 최우선이고 주민의 의사에 따라 정부 등의 지원계획이 이뤄지는 것이 순서라는 입장을 밝혔다.
"법적 장치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가 지원계획만 제시하는 것은 문제다. 국책사업을 수용한 평택이나 경주의 경우도 특별법상 명시된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민은 도정이나 정권이 바뀌면 어떻게 될지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체적 지원규모가 정해지면 차후 주민의견을 결정하고 이를 수용시 마을발전계획은 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다."
강 회장은 결사항쟁이던 조건부 수용이던간에 최우선 선결과제는 분열된 주민간 화합이라 거듭 강조했다. 이웃도 친척도 심지어 가족도 모두 3분, 4분으로 분열됐고 이러한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힘들고 안타깝다고 했다.
강 회장은 현재로선 주민설명회가 끝난 만큼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차후 마을총회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해군기지 후보지 결정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절대보전지역 변경처분 무효확인 소송 결과가 오는 15일 예정돼 있어 총회는 이후에 한다는 입장이다. 총회 결정이 소송결과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해군도 마을의 결정 이전까지 공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강 회장은 주민을 대표해 강한 의지를 밝혔다.
"강정주민은 지금 너무 지쳤고 아프다. 400~500년 설촌 이래 가장 힘든 시기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후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역사적 평가를 위해서라도 목숨을 걸고 이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겠다. 그 것이 우리 세대가 해야할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