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제주의가치! 세계의가치]제주의 새 브랜드 '세계지질공원'

[신년기획/제주의가치! 세계의가치]제주의 새 브랜드 '세계지질공원'
지질공원 원년… 선진국형 생태지질관광 새 전기
  • 입력 : 2011. 01.01(토)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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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수월봉과 차귀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강경민기자

수월봉권역 지질공원 브랜드 최적 공간으로 평가
세계적 화산학 교과서… 주변엔 고산 선사유적지
차귀도· 자구내포구· 당산봉· 절부암 등 명소 많아

○… 제주는 세계지질공원(2010년 10월)으로 인증받으면서 생물권보전지역(2002), 세계자연유산(2007)과 더불어 유네스코가 운영하는 자연환경 3개 분야의 3관왕에 올랐다. 세계 최초로 '트리플크라운'의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제주가 자연환경분야에서 세계의 중심이다. 2011년 새해는 제주가 인증받은 세계지질공원을 제주의 경쟁력으로 키워가는 원년이다. 지난해 인증받기 위해 올인하다시피 열정을 보인 때가 무색하리 만큼 인증 이후 제주특별자치도의 관심과 지원이 식어버렸지만, 그렇다고 세계지질공원 브랜드를 손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편집자주>…○

제주가 인증받은 세계지질공원의 대표 명소는 한라산과 만장굴, 성산일출봉 등 세계자연유산지역을 비롯해 천지연폭포, 서귀포 패류화석층,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산방산, 용머리해안, 수월봉 화산쇄설층 등 모두 9곳이다.

이 가운데 최근들어 부쩍 주목받고 있는 곳이 한경면 고산 해안에 위치한 국가지정 천연기념물(제513호) 수월봉 화산쇄설층이다.

세계지질공원 수월봉은 낙후된 제주 서부권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상대 손영관 교수는 "수월봉은 외국의 여러 지질학 교과서에 가장 많이, 가장 중요하게 상세히 소개된 수성화산이자 우리나라의 대표적 지질명소"라며 "연속적인 화산퇴적구조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지역일 뿐만 아니라 화산학의 교과서라 불릴 만큼 세계적인 장소"라고 평가한다. 수월봉이 바로 그런 곳이다.

▲수월봉 화산쇄설층 모습. /사진=강경민기자

수월봉 유역에는 동북아 신석기문화의 결정판인 고산리 신석기 유적이 존재한다. 고산리 유적은 후기구석기와 초기신석기 사이의 전환기 문화 양상을 보여주는 유적으로 그 중요성이 인정돼 국가사적으로 지정됐다. 수월봉의 화산과 선사유적지에서 고대 제주인의 삶의 흔적을 함께 사유할 수 있는 핵심공간이다.

어디 이뿐인가. 진지갱도,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차귀도와 자구내 포구, 이곳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바람의 언덕' 당산봉, 올레길(생이기정길), 용수포구 절부암을 수월봉 권역에서 함께 체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수월봉 권역은 지질·역사문화·생태를 아우를수 있는 지질공원 브랜드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고 평가한다.

[외국의 세계지질공원]환경교육·지질관광 프로그램 활성화

세계지질공원을 활용한 지질관광 사례는 외국에서 흔하게 찾을 수 있다.

독일의 중서부 화산지대인 '불칸아이펠'은 환경교육과 지질관광 목적의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6개의 주제별 지질박물관과 지질명소에는 표지판이 완벽하게 설치돼 있다.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지질명소를 순회하는 가이드투어가 진행되며, 아이들을 위한 특별지질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독일의 '베르그슈트라세 오덴발트' 지질공원은 매년 정기적으로 지질공원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지질공원 뉴스를 발간하며, 지질공원 와인 및 샴페인을 판매한다.

영국의 '셰틀랜드' 지질공원에서는 가이드 도보투어와 고고학 투어가 운영된다. 지질명소별 관람에 걸리는 시간, 코스 난이도, 휠체어 관람 가부, 지질관광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사항 등을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영국의 '노스 페나인' 지질공원에는 지질유산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을 개발했으며, 축제와 아이들을 위한 지질클럽도 운영중이다.

"한때 치적으로 끝나선 안돼"
보전·교육·지질투어 실행계획 구체화해야


유네스코가 지원하는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있고 희귀하며 경관이 아름다운 지역으로, 교육과 지질관광이 활발히 이루어져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곳을 말한다. 보전과 교육, 지속가능한 발전 등 3가지 개념을 통합하는 개념이다. 현재 우리나라(제주)를 비롯해 24개국, 77개 지질공원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지질공원은 지질자원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역사, 문화, 고고학, 생물 등 다양한 분야를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지질공원이다. 결국 지질공원은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이 결합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도 사회·관광적 요소까지 배가돼 있다. 이를 요소들을 적절하게 조화할 수 있는 점은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 때문에 세계지질공원은 흔히 세계유산의 대안으로 자주 거론된다.

세계지질공원은 한때의 치적이나 이벤트로 끝낼 프로그램이 아니다. 인증을 계기로 지역자원의 보호와 지질관광, 환경교육, 주민소득 증대,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은 제주도는 천혜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지질자원과 제주의 고유한 향토 역사문화자원을 적극 활용해 생태관광 등 선진국형 관광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다.

지질공원은 '자발적 참여'를 강조한다. 세계유산과 달리 국가간 협약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교육과 관광 등 활용을 강조하기 때문에 이러한 점이 장점으로 활용돼 왔다. 지질공원이 구속력 보다는 하나의 브랜드를 부여한 개념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남대 허민 교수는 "제주 지질공원 관리활용은 지역경제 발전과 어우러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필수조건"이라고 전제한 뒤 "지질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위해 지역주민의 경제적 이득 프로그램의 개발과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질관광, 지질상품 등 새로운 수입원의 개발을 통해 혁신적 토착기업, 소규모 사업, 가내공업, 독창적인 전문훈련과정,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을 촉진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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