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년대 영국 증기기관차가 기적을 울리면서 겨울 숲을 감아돌고 있다. 하얀 설경과 어우러진 기차풍경에서는 제주에서 만나기 힘든 이국적인 느낌이 깃들어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모처럼 이번 설 연휴는 5일간 이어지는 황금연휴다. 고향을 떠났던 이들은 오랜만에 고향에서 가족나들이 나서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설 차례를 지낸 후 가족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하루쯤 색다른 관광지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 찾아보면 제주에는 도무지 제주풍광이라고 믿기지 않는 곳도 있다. 또 제주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감귤스파에 몸을 담그고 피로와 함께 고부간의 갈등까지 풀어보면 어떨까. 명절 증후군을 말끔히 날려버리고 가족애를 보듬어줄 곳으로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 에코랜드를 추천한다.
■ 에코랜드 기차여행
내리는 역마다 색다른 풍광·즐거움 가득기차타고 제주 중산간 곶자왈 체험 기회얼어붙은 광활한 호수·풍차 환상적 조합
올해처럼 눈이 미웠던 해가 있었나. '눈' 때문에 '눈'은 호강하지만 몸은 지쳐가던 지난달 27일 '에코랜드 숲속 기차여행'이라고 이름붙여진 열차 테마공원을 다녀왔다. '이 날씨에 숲이 우거진 한라산 중턱 곶자왈을 달리는 열차가 다닐 수 있을까'반신반의하면서 찾은 테마공원에는 정상운행은 물론,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1800년대 증기기관차인 볼드윈기종을 모델화해 영국에서 수제품으로 제작된 링컨기차가 기자를 반겼다. 열차가 운행하는 철로 4.5km는 예부터 소들이 다니던 목도를 이용해 철로를 깔아 곶자왈의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생태식물원.
이곳 곶자왈에는 총 500종의 다양한 식물과 327종의 곤충이 서식하며 국제적인 희귀조류로 멸종위기종 2급 천연기념물인 삼광조, 팔색조가 서식하며 오색딱따구리, 부엉이 황조롱이 등의 천연기념물도 서식하고 있는 곳이다.
입구부터 눈이 하얗게 쌓인 풍경은 그야말로 액자 속에나 나올법한 풍경이었다. 하얀 설원에 흐렸다가 살짝 비추는 햇살, 얼어붙은 호수, 오묘한 하늘빛과 어우러진 다리는 동화속에나 나왔을법한 장면에 틀림없었다.
열차에 오르니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들이 꽤 많다. 호기심에 묻자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었다. 경적이 울리고 나자 메인역을 출발했다. 얼마나 갔을까. 잠시후 첫번째 역인 '에코브릿지'역에 도착했다. 계속 열차를 타고 다음역으로 가도 되고 내려서 다음역까지 호수를 가로질러 갈 수 있다는 설명에 내려서 걷기로 했다. 호수위로 목재테크가 길게 놓여져 있는데 호수 한쪽은 얼려 빙상을 연상하게 했고 가운데는 얼음이 깨져 얼음조각이 흘러다니고 있었다.
걸어서 도착한 역은 '레이크사이드역'. 옆에는 그림을 뚫고 나온듯한 풍차와 전망대가 놓여있었다. 전망대에 오르자 찬바람에 코와 귀는 끊어질 듯 따갑지만 동공은 확장된다. 구불구불 철로와 풍차, 얼어붙은 호수의 조합은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이곳에서는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다. 물과 육지를 동시에 오갈수 있는 '호바크레프트'에 몸을 실었다. 얼어붙은 호수에서는 스케이트처럼 미끄러지고 눈밭에서는 탱크같은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그 다음역은 바로 에코랜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화 속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피크닉가든역'이다. 푸른 잔디가 드넓게 펼쳐진 곳이지만 하얀 눈때문에 오히려 눈썰매장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어린이들만의 세상인 '키즈타운'과 화산송이로 이뤄진 '에코로드'는 산책길을 걸으면서 자연의 위대한 생명력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그린티&로즈가든역'은 제주의 오름을 재현한 오름동산과 각종 야생화가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녹차나무의 순박함이 30종 장미의 화려한 아름다움을 감싸안고 있는 곳이다.
다시 오른 열차에서 만난 가족 관광객은 '레이크사이드역'에서 파는 군고구마를 사들고 호호 불면서 먹기에 여념이 없다. 김애진양(8)은 "예쁜 열차를 타는 것이 재밌고 군고구마도 맛있다"고 말했다.
박익진 에코랜드 부장은 "입소문이 나면서 도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데 봄에 꽃이 많이 필때 다시 오고 싶다는 이들이 많다"며 "궤도열차가 만들어진 길은 우마가 다니면서 절로 만들어졌던 길에 레일을 설치해 환경훼손을 막으려 했고 영국에서 구입해온 열차 연료도 가스를 활용해 환경파괴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메인역을 돌아 나오는 길, 마치 동화 속 신비의 세계에 들어갔다 나온 착각이 든다. 눈밭엔 노루발자국과 토끼발자국이 어울러져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있었다. 문의 802-8000
■ 이런 곳도 있어요
▶일출랜드
제주시에서 동부관광도로를 따라 성읍민속마을을 지나 성산방향 16번도로로 5km만 가면 성산읍 삼달리에 미천굴 관광지구 일출랜드를 만날 수 있다. 사계절 늘푸른 공간이 존재하는 아열대 산책로, 잔디광장이 펼쳐져 있고 25만년전 지하의 세계인 미천굴의 신비로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일출랜드에서는 관광객을 위한 신묘년 새해맞이 행사를 풍성하게마련한다.
일출랜드에서 무료제공하는 엽서에 가족, 연인, 동료, 스승 등에게 사연을 적으면 무료로 발송하여 주는 행사를 가진다. 또 음력정월대보름을 맞이하여 관광객의 새해소망을 기원하는 소원띠 달기 행사도 가진다. 문의 784-2080.
▶제주워터월드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 위치한 사계절 물놀이테마파크 제주워터월드에서는 제주감귤을 이용한 감귤스파를 선보이고 있다. 제주감귤 원액과 감귤껍질'진피'를 우려낸 감귤스파가 남녀 사우나에 각각 설치되어 소염작용, 피부 알레르기 반응 억제, 항균작용 등으로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제주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감귤스파를 통해 피부미용과 피로회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문의 739-1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