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떵살암수과]제주에 둥지를 튼 김병일씨

[어떵살암수과]제주에 둥지를 튼 김병일씨
제주바다 비경 알리는 전도사
  • 입력 : 2011. 02.19(토)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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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다의 비경에 반해 20여년 전 제주에 새로이 둥지를 튼 김병일씨. 바다로 촬영 나가기에 앞서 장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명선기자

20여년 전 직장 그만 두고 제주 정착
다이버스쿨 인수하며 바다 길라잡이
3~4만컷 이르는 수중사진 기록 남겨

"스쿠버다이빙은 인간이 자연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인 만큼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접근해야 합니다."

25년전 처음 접한 제주바다의 아름다움에 빠져 고향인 대구를 떠나 제주에 새로운 둥지를 튼 김병일(52)씨.

1986년 제주에 바다낚시를 하러 왔던 김씨는 우연히 서귀포시 소재 문섬 앞 해상에서 단체로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대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바닷속 풍경이 궁금해졌다. 당시 국방부 소속 군무원이었던 김씨는 부대로 복귀하자마자 동료에게 스쿠버다이빙의 기초를 배웠고 포항 등 동해안에서 실기교육을 받았다.

이듬해인 1987년 그는 서귀포시 문섬에서 제주의 바닷속 풍경을 처음 접했다. 김씨는 "형형색색의 산호를 처음 보는 순간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날 촬영한 사진을 현상해서 보는데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라. 언젠가는 이곳에서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했었다"고 밝혔다.

휴가 때마다 스쿠버다이빙을 하기 위해 제주를 찾았던 김씨는 1991년 공무원이란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무작정 제주에 정착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직장을 관두고 제주에 가서 살겠다고 말할 때마다 '미친놈'이란 소리를 들었다"며 "하지만 지금껏 제주 바다에 빠져 지내면서 정착한 것을 후회해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제주에 와서 3년간 별다른 직장이 없었던 김씨는 1994년 태평양 다이버 스쿨을 인수하면서 관광객과 해양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대상으로 제주바다 안내를 시작했다.

2007년 김씨는 이스라엘에 있는 텔아비브대학에서 32년간 연산호를 연구한 학자를 안내한 적이 있었다. 서귀포시 지역에서 연산호가 가장 아름다운 4곳을 골라 함께 스쿠버다이빙을 했는데 그가 말하기를 "전 세계를 곳곳의 연산호를 봐왔는데 넓은 지역에 걸쳐 다양한 종류의 산호가 밀집해 있는 경우는 제주 밖에 없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

김씨는 "4계절이 뚜렷한 제주의 기후가 연산호의 색을 화려하게 만드는 것 같다"며 "세계 곳곳에서 산호가 줄어들어 보호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데 제주는 산호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축복받은 곳"이라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또한 김씨는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하면서 수중사진촬영을 시작해 현재까지도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지금껏 촬영한 양만도 3~4만컷 정도에 이를 정도로 방대한 양이다.

1999년에는 일본의 마린수중조형센타가 주최한 세계 최고 권위의 '세계수중사진공모전'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 내에서 촬영한 김씨의 작품인 '수면(sleeping)'은 5일동안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카메라와 장비를 동원해 촬영한 것이었다.

특히 김씨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무료로 바닷속 풍경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해주고 있다. 이는 고향으로 돌아간 외국인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제주바다의 아름다움 널리 알려 주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김씨는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자만심을 갖는 것은 큰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철저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또, 자연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항만개발과 하천 공사로 인해 해조류와 산호가 사라지는 모습을 지난 25년간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가 있었던 만큼 자연친화적인 개발을 통해 아름다운 바다 생물을 보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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