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라져가는 제주어 지키기](6)제주어 사용실태

[기획/사라져가는 제주어 지키기](6)제주어 사용실태
도내 중·고생 제주어 너무 모른다
  • 입력 : 2011. 03.11(금)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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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학생들의 제주어 인지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지난해 개최된 제주어말하기대회 모습. /사진=한라일보 DB

제주대 국어문화원 4개교 400명 실태조사
‘상삐’ ‘독무럽’ ‘임댕이’가 무슨 뜻이에요
‘사라져가는 언어’ 보전 체계적 교육 절실

제주도내 중·고등학생들의 제주어에 대한 인지 능력이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제주어 보전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같은 사실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소멸 위기의 제주어 보전을 위한 정책 수립과 교육의 바탕이 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제주도민의 제주어 사용실태조사를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에 의뢰하여 실시한 결과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제주어 교육이 실시되는 귀일중학교와 세화고등학교, 제주어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세화중학교와 한림고등학교 등 4개 학교 4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조사 어휘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어휘로 제주문화와 지역어 특징을 많이 반영된 어휘 가운데 친족·놀이·인체·의생활·식생활·주생활·농사·민속·자연·동물·식물·동사류·부사류 등 13개 분야로 나눠 120개 어휘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제주도내 중·고등학생들의 제주어 대한 인지 능력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어휘 120개 가운데 90% 이상 알고 있다고 응답한 어휘는 '아방(아버지)'(92.3%), '어멍(어머니)'(91.5%), '하르방(할아버지)'(90.5%), '할망(할머니)'(90.3%) 등 4개에 불과했다.

80~89%는 3개, 70~79% 4개, 60~69% 3개, 50~59% 5개로 50% 이상 아는 어휘는 19개 어휘로 전체 15.8%에 그쳤다. '임댕이'(이마)나 '독무럽'(무릎) 같은 사투리는 90% 이상이 모른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10% 미만의 인지도를 보인 어휘도 전체 120개 중 45개로 전체 37.5%에 이르렀다. 10~19%만 인지하는 어휘는 24개로 20%를 차지했다. 따라서 전체 어휘의 57.5%인 69개 어휘는 20% 미만만 인지하고 있어 사라져 가는 제주어 보전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학교별, 남녀별, 부모 고향이 제주도와 제주도외인 경우, 조부모 접촉 여부에 대해서도 관찰했다. 학교별로 보면 제주어 교육이 이뤄지는 학교가 그렇지 않은 학교보다 인지도가 높게 나타나 제주어 교육의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조부모 접촉과 관련해서는 '많이 접촉하는 경우'와 '보통' '접촉이 없는 경우'등 세 가지를 조사했는데, 인지도가 높은 어휘는 많은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인지도가 낮은 어휘는 조부모 접촉 여부가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번 조사 결과 제주어 보전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함께 제주어를 즐겨 사용하는 조부모와의 접촉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자치도는 제주어가 유네스코 '사라져가는 언어'로 등록되어 문화유산으로 가치가 인정됨에 따라 체계적인 보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제주어보전육성위원회를 구성하고 제주어 관련자료의 수집, 발굴, 조사, 정리, 연구, 보전·활용을 위한 자료 구축 등을 체계적으로 정립해 나가기 위해'제주어연구소'를 설립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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