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농·귀농인의 이야기](14)애월읍 고성2리 쑥 재배농가 강원보씨

[부농·귀농인의 이야기](14)애월읍 고성2리 쑥 재배농가 강원보씨
"지천에 널린 제주쑥 소득화 보람"
  • 입력 : 2011. 08.10(수)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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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보씨가 애월읍 고성2리 소재 마을 저온저장고시설에서 자신이 직접 생산해 냉동건조한 쑥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이승철기자

해풍 받아 자라 향기 탁월… 대도시 인지도 높아
구지뽕·얼룩조릿대 활용한 건강 식품에도 도전

"지천에 널려있는 야생쑥을 캐 밭에다 옮겨 재배하는 것을 보고 처음엔 '돈이 되겠냐'며 동네사람들이 다들 미쳤다고 했죠. 하지만 이젠 작목반을 만들어 운영하고 농가소득은 물론 청정제주의 쑥을 생산, 대도시에 공급한다는데 자부심을 갖습니다. 쑥뿐만 아니라 효능이 많은 제주산 구지뽕 재배에도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지난 8일 만난 제주시 애월읍 고성2리 주민 강원보(57)씨는 쑥 예찬론자다.

"세계2차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는데 가장 먼저 돋아난 식물이 쑥입니다. 그만큼 생명력이 강하고 우리 몸에도 아주 이롭습니다. 특히 제주산 쑥은 해풍을 받아 자라 향기가 탁월합니다. 대도시에서 전량 구매하는 등 다른 지역의 쑥에 비해 인지도가 높습니다. 아기가 태어나 목욕할 때 쑥을 넣는 것도 당연히 쑥의 좋은 성분 때문 아닙니까. 활용 가치가 무궁무진한 것이 쑥입니다."

강씨의 쑥에 대한 애착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웰빙식품에 관심이 많았던 강씨는 당시 박윤업 이장과 작목반을 구성해 사업을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행정지원을 받아내지 못하면서 좌절했고 이후 강씨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이장을 지내면서 다시 쑥에 대한 도전을 구상했다. 결국 3년전부터 밭을 임대해 쑥을 재배하며 연간 40톤 가량을 수확하고 있다. 냉동건조한 쑥은 2.5kg당 1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강씨는 쑥 농사와의 인연을 풀어냈다. 쑥은 그의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원래 잡초에 제초제를 뿌리면 몇시간 안돼서 누렇게 변하는데 쑥은 그렇지 않고 5일이 지나서야 변화가 일어나죠. 제초제를 뿌린 쑥을 모른채 사람이 먹을 우려가 있어 그것을 보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쑥을 재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농사를 시작했죠. 40줄이 넘어서야 장가를 갔는데 쑥은 부인(김옥신·50)과 딸(소영·15) 아들(준혁·10) 등 소중한 우리가족을 지탱하는 힘입니다."

강씨는 쑥 재배에 대한 어려움도 말한다.

"쑥은 예상보다 일손이 많이 갑니다. 수익의 50%는 인건비로 나갈 정돕니다. 쑥이 사람이 먹는 떡 등의 재료로 들어가다보니 잡초나 이물질을 하나하나 사람손으로 골라내야 합니다. 품질 좋은 쑥을 생산하기 위해 2년에 한번씩 밭을 뒤짚는 수고를 감수해야 합니다."

강씨는 제주산 야생식물과 약초에 대한 욕심이 많다. 이들을 '보물'처럼 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주 야산에 자생하는 구지뽕과 얼룩조릿대, 검은콩, 검은깨 등으로 건강보조식품으로 만들어 판매할 계획을 구상중이다.

고성2리가 양잠단지인 점을 감안해 올해 뽕나무 400본을 심었고 내년 5000본을 추가로 식재할 계획이다. 이러한 지역 특산품을 만들어 농가소득, 일자리 창출, 마을화합 등 '세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것의 강씨의 큰 뜻이다. 혼자가 아닌 마을주민이 함께 하자는 그의 마음에서 넉넉함이 배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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