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용암해수 성공 방안을 찾는다](4)동해시 해양심층수 산업

[제주용암해수 성공 방안을 찾는다](4)동해시 해양심층수 산업
일본·러시아 겨냥 야심찬 계획 물거품
  • 입력 : 2011. 11.11(금) 00:00
  •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텅빈 심층수 수조

텅빈 심층수 수조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킹그랩 수출을 규제하면서 (주)해봉의 킹크랩 물동량이 연간 1만3000~1만5000톤에서 6000톤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게 됐다. /사진=강경민기자

화장품생산·스파·테마파크 조성 '안개'
킹크랩 축양·배추 절임용 이용에 그쳐

일본과 러시아 등 해외시장을 겨냥한 강원도 동해시의 해양심층수 산업이 지지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동해시 북평산업단지 입주업체인 (주)동해심수는 지난 3월 18일 공단 현지에서 해양심층수 생산공장 기공식을 갖고 해양 심층수 생산 사업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주)동해심수는 지난 5월까지 18억여원을 들여 하루 30톤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부지면적 1만917.6㎡에 건축면적 1984㎡의 해양심층수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주)동해심수는 (주)해봉이 수심 250m 지점에서 취수한 해양심층수(원수)를 이용해 먹는 물을 생산, 6월부터 시판할 예정이었다.

동해시는 (주)동해심수가 올해부터 연평균 2만여톤씩의 해양심층수를 생산, 동해항 국제여객선인 이스턴 드림호를 통해 일본과 러시아 등지에 판매할 경우 100억여원의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주)동해심수의 해양심층수 생산공장 공사가 중단돼 해양심층수 제품은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달 14일 동해시청에서 만난 홍성봉 해양정책과장은 "(주)동해심수의 해양심층수 생산공장은 북평산업단지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국제 무역도시적 기반도 다져줄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지난 6월 공사가 중단됐다"면서 "내년쯤에야 시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평산업단지 내 입주해 있는 수산물 저장 및 보관업체인 (주)해봉도 고전하고 있다.

▲동해시 북평산업단지 입주업체인 (주)해봉은 현재 해양 심층수를 이용하는 러시아산 킹크랩 축양사업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주)해봉은 지난 2007년 10월 동해시와 해양심층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해양심층수 혼합음료와 건강식품, 화장품 제조 등 해양심층수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2008년 5월 국토해양부로부터 해양심층수 개발사업 면허를 받고 해양심층수를 취수할 수 있는 육상으로부터 14㎞ 떨어진 해저 250m에 직경 300㎜짜리 취수관을 구축하는 공사를 완료했다.

같은 해 7월 육상 플랜트 공사를 기공하고 플랜트 공사가 완공 되는대로 1일 3000톤까지 해양심층수를 뽑아올려 혼합음료와 건강식품, 화장품 등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주)해봉은 동해 6개 시군의 과당경쟁과 민간자본 투자유치 실패로 해양심층수 사업의 방향을 해양심층수 이용 제조·가공시설 설치에서 수산물 축양장과 원수판매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1단계 사업으로 217억원을 투자해 추진키로 했던 생수제조와 제염공장 건강식품 제조, 혼합음료 생산, 제약 및 화장품 생산, 보세공장 증설과 2단계 사업으로 116억원을 들여 추진하기로 했던 심층수 수영장 전통건강 체험관, 갑각류 어류전시관, 심층수 소금 해수탕, 심층수 소금치료실, 아토피 치료실, 심층수 노천탕 등의 테마파크 조성 계획은 무기한 연기됐다.

(주)해봉은 현재 해양 심층수를 이용하는 러시아산 킹그랩 축양사업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수온 3~4도의 심층수를 육지로 끌어올려 찬바다에 사는 대게와 킹크랩을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주)해봉은 또 해양심층수 원수를 각동 주민센터의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장에 무상 공급 하고 있다.

▲(주)해봉은 지난 2007년 해양심층수를 활용한 건강식품과 화장품 제조 사업 등에 나섰으나 과당경쟁과 민자유치 실패로 사업 수산물 축양장과 원수판매로 사업 방향을 변경했다. 사진은 (주)해봉 외관 전경. /사진=강경민기자

(주)해봉 송상화 대표는 "지난해 7월전까지만 해도 킹크랩을 러시아 해상에서 잡아 바로 이곳으로 왔는데 러시아 정부에서 규제를 하면서 물량이 연간 1만3000~1만5000톤에서 6000톤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동해시는 깊이 200m 이상의 바다에서 끌어올린 해양심층수와 천연 미네랄을 함유한 화이트 견운모(세라믹의 원료)를 농작물 재배에 적극 활용한 친환경농업을 추진키로 했으나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인터뷰/ 홍성봉 동해시 해양정책과장]"심층수 열기 시들… 출혈 과당 경쟁이 원인"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식음료 제품생산과 원수를 활용한 산업화를 추진하려 했지만 기대만큼 효과는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홍성봉(사진) 동해시 해양정책과장은 지난 달 14일 강원도 동해시를 방문한 취재진에 동해시의 해양심층수 산업의 현주소를 이렇게 설명했다.

홍 과장은 "동해시 해양심층수 사업은 제주와 달리 민간투자사업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해양심층수를 화장품 원료로 이용하고 스파 등을 계획했는데 현재는 김치공장에서 배추절임 용으로 사용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해봉의 수산물 축양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홍 과장은 "해봉이 현재 해양심층수의 저수온성과 고영양성을 이용해 한냉성 어패류의 육상수조 축양과 양식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 연안 해상에 해조림을 조성해 미역과 다시마 등을 이용한 해상자원의 재생 등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과장은 이어 "동해심수는 현재 공사를 중단했지만 설계변경후 공사를 진행해 농축수를 약품, 화장품 원료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양심층수 사업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동해에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해양심층수 사업에 뛰어들면서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있고 한 때 반짝 했던 국내외 해양심층수 열기가 식어가고 있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이         름 이   메   일
11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