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블루오션 물산업H2O](6)수문지질과 지하수 부존특성

[제주의 블루오션 물산업H2O](6)수문지질과 지하수 부존특성
겹겹이 화산암층 통과한 빗물 자연정화 거쳐 깨끗한 지하수로
  • 입력 : 2012. 03.19(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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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응회퇴적층으로 이루어진 수월봉. ② 사라오름 하부는 불투수성 지질로 되어있다. ③ 용암동굴중 하나인 용천동굴. ④ 도내 오름 대부분은 스코리아구로 이루어졌다. ⑤ 송이층(스코리아)이 훼손되고 있는 도너리오름.

제주도는 화산체의 두께가 약 2100m(해수면 상부 1950m, 해수면 하부 150m)에 달하는 순상화산으로 화산암류와 퇴적암류로 이뤄져 있다.

# 제주도의 수문지질

화산암류는 제주도 면적의 98%에 이르는 넓은 지역을 피복하고 있는 반면 퇴적암류의 분포면적은 2%(28㎢) 정도에 불과하다. 화산암류의 화학적 조성은 알카리현무암(Alkali Basalt), 현무암(Basalt), 조면질현무암(Trachybbasalt), 조면질안산암(Trachyandesite), 현무암질 조면안산암(Basaltic trachyandesite), 현무암질 안산암(Basaltic andesite), 조면암(Trachyte) 등 비교적 다양하며 퇴적암류는 응회퇴적층, 해양성 퇴적층, 용암류 사이에 협재된 퇴적층, 현생퇴적층, 사구층 등으로 이뤄져 있다.

화산암은 용암의 물리적 특성에 의해 파호에호에(Pahoehoe) 용암과 아아(Aa) 용암으로 나눌 수 있는데 파호에호에 용암류는 주로 동부와 서부의 해안 저지대 지역에 분포하며, 아아 용암류는 남부와 북부, 그리고 한라산 고지대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다.

제주에는 크고 작은 용암동굴이 60여 개소 분포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용암동굴로는 빌레못동굴(L : 1만1749m), 만장굴(L : 8924m), 수산굴(L : 4674m) 등을 꼽을 수 있다. 용암동굴은 그 형성과정에서 천장이 붕괴되는 경우가 많은데 제주도에서는 용암동굴 천장이 붕괴된 곳을 통해 배수가 잘 되기 때문에 '숨골' 이라 부르고 있다. 숨골은 지표수 또는 빗물이 지하로 막힘없이 침투할 수 있는 지질구조이기 때문에 지하수 함양에는 좋은 역할을 하고 있으나 지하수 오염물질의 유입통로라는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기능을 갖고 있다.

또 제주도에는 분출시기를 달리하는 360여개에 달하는 소화산체들이 분포하고 있는데 제주도에서는 이를 '오름' 이라 부르고 있다. 이들 소화산체 대부분은 분석구(Cinder Cone) 또는 스코리아구(Scoria Cone)이고, 일부는 응회구(Tuff Cone)이나 응회환(Tuff Ring)이다. 분석구 또는 스코리아구는 미고결 분석(스코리아)으로 이루어져 있어 투수성이 매우 좋은 반면 응회구 및 응회환은 고결 내지는 준고결의 응회퇴적층을 이루고 있는 관계로 투수성이 불량한 편이다. 지표에서 응회퇴적층은 성산일출봉을 비롯하여 수월봉, 당산봉, 단산, 용머리, 두산봉, 고내봉, 파군봉, 매오름, 송악산 등 주로 해안가에 분포하고 있고, 지하에서도 비교적 다양한 심도에서 두께를 달리해 존재하고 있어 지하수의 유동에 영향을 미치는 수문지질학적 방벽(hydrogeological barrier)의 역할을 하고 있다.

# 지하수 부존형태

제주자치도의 지하수 부존형태는 담-염수 경계면의 형성 및 변동특성, 서귀포층의 분포상태, 지하수의 수리경사, 지하수위 분포 및 변동특성, 지하수의 수질, 지하 지질분포 등을 고려해 기저지하수, 준기저지하수(상부 및 하부준기저지하수), 상위지하수, 기반암지하수의 4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기저지하수(Basal Groundwater)

기저지하수는 해안변 지역의 투수성이 좋은 지층에 형성되며 염수와 담수의 비중 차에 의해서 담수가 염수 상부에 부존하는 지하수를 말한다. 기저지하수는 조석과 수위의 변동에 따라 수질이 주기적으로 변화한다. 기저지하수는 제주도 동부지역에서 해안으로부터 내륙 8㎞에 이르는 지역에 발달되어 있다.

▶준기저지하수 (Parabasal Groundwater)

준기저지하수란 지하에 투수성이 낮은 서귀포층이 분포하고 있는 곳에 부존하며 담수지하수가 해수와 직접 접하고 있지 않다. 서귀포층이 해수면 상부 또는 하부에 위치하는 지 여부에 따라 상부준기저지하수 또는 하부준기저 지하수로 구분된다. 상부준기저지하수는 유속이 빠르고 강우에 따른 수위변동이 크며 지하수 채수에 따른 수위강하가 크다. 대체로 안덕에서 서귀포에 이르는 지역에 발달하고 있다. 하부준기저지하수는 상부준기저지하수보다 유속이 느리며, 자연수위는 강우에 의해 변화되지만 서귀포층이 해수면하 약 60m 이하에 분포하는 일부지역에서는 조석의 영향이 미약하게 나타난다. 고산과 삼양을 비롯한 제주도 서부 및 북부지역에 광범위하게 부존한다.

▶상위지하수(High-level Groundwater)

상위지하수란 일종의 부유지하수로 대부분 중산간 및 고지대지역의 비포화 대수층에 부존하며, 다른 상위지하수들과 불연속적으로 부존한다. 상위지하수는 강우량에 따라 유량과 수질변화의 폭이 매우 크다.

▶기반암지하수(Basement Groundwater)

기반암 지하수는 해수면 300~400m 이하에 분포하는 기반암(화강암, 용결응회암)내의 틈새에 부존한다. 제주도의 서귀포시 일부 지역에서 개발된 온천수는 기반암 지하수로서 부존하고 있다.

[전문가 리포트]

"제주섬은 지하수 만드는 거대한 정수기"

지하수의 함양과 부존특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지표 및 지하지질이다. 지질 구조에 따라 지하수의 부존과 산출특성은 달라진다.

도내 일원에서 진행된 지하수 및 온천개발 시추공으로부터 회수된 지하암석(시추코아) 조사결과 제주도는 성질이 다른 4개 지층으로 이뤄져 있다.

즉 제주도의 기반은 화강암(절대연대 58.14±1.40Ma)과 용결응회암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들 암석은 대략 해수면 아래 400~500m 쯤부터 분포하고 있다.

기반암 위에는 평균 150m에 달하는 굳지 않은 뻘층(U층)이 분포하며 그 상부를 '서귀포층'이란 퇴적층이 덮고 있다. 그 두께는 약 100m정도이다. 기반암과 U층은 지하 깊은 곳에 존재하기 때문에 육상에서 관찰할 수 없지만 서귀포층은 천지연폭포 서쪽 해안가에 30여m 두께로 노출되어 있으며 지금까지 연구된 바에 의하면 이 층은 약 180만 년 전부터 40만~50만년 전까지 장기간에 걸쳐 퇴적이 진행됐다.

육상에서 관찰할 수 있는 다공질 화산암류는 서귀포층 상부에 분포하며 시루떡처럼 겹겹이 쌓인 누층구조를 이룬다. 화산암류 사이에는 화산활동이 일시적으로 멈추었던 시기에 쌓인 토양층과 더불어 물이 통과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극이 전혀 발달하지 않는 치밀질 화산암 구간도 존재한다.

이와 같은 거시적인 지질구조에서 지하수 부존에 가장 중요한 지층은 서귀포층이다. 이 층은 진흙, 모래, 자갈, 해양생물화석 등이 뒤섞여 있어 물이 잘 빠지지 않는 투수성이 낮은 지층이다.

따라서 수문질학적으로 서귀포층은 저수지의 차수막과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서귀포층을 덮고 있는 화산암류는 크게 조면암류와 현무암류로 구분되며 지역별로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이들 화산암류는 평균 3~5m 두께로 호층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지표에서 스며든 빗물은 수십 겹의 화산암층을 통과하면서 자연적으로 걸러지는 과정을 통해 깨끗한 지하수로 탄생하게 된다. 따라서 제주섬은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천연정수기인 셈이다.

<고기원 도수자원본부 수자원개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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