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평화연구원(원장 한태규)이 '국제교류 클러스터' 구상을 내놓았다. 지난달 23일 개원(開院) 6주년을 기념한 '제주혁신도시 연계발전방안' 세미나를 통해서다.
진행남 박사(제평연 연구위원)가 발제(發題)한 '국제교류 클러스터'의 대략적인 요지는 이렇다. 제주혁신도시와 영어교육도시, 중문관광단지 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국제평화재단 등의 기능들 가운데 국제교류(國際交流) 기능을 중심으로 '클러스터(Cluster)'로 한데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것. 이를 통해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혁신도시(서귀포 신시가지)나 영어교육도시(대정) 등은 서로 다른 배경과 목표 아래 조성되어 왔다. 또한 지리적 여건상 전형적인 클러스터 개념과 부합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공통(共通)분모가 존재한다. '국제 및 지식교류'라는 컨셉이 바로 그것이다. 중문단지를 포함한 세 개의 폴리스(Polis)를 '열린 문화'를 토대로 긴밀한 협력 네트워크로 연계(連繫)시킬 경우 혁신적인 클러스터로 진화해 나갈 수 있는 길이 충분히 열려 있다는 게 진행남 박사의 주장이다.
더욱이 한국국제교류재단 등이 금년 말부터 혁신도시로 이전하고 국제컨벤션센터 부속 앵커호텔도 연내에 완공된다. '제주포럼' 역시 육성지원 조례(條例)가 지난 1월 제정 공포되는 등 국제교류 증대의 청신호는 보다 선명해지고 있다. 따라서 중장기적 안목으로 경쟁력 있는 국제·지식교류 클러스터 조성에 적극 나선다면 서귀포시의 고질적인 인구 감소 및 경제·사회적 활력 저하 방지와 함께 제주도의 미래에도 새로운 도약(跳躍)의 계기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거론되는 국제교류 클러스터 조성 전략은 ▷정상(頂上)회담을 수반하는 '제주포럼' 육성 ▷국제비즈니스센터의 밑거름인 '한상(韓商) 네트워크' 활용 ▷혁신적 지식생태계 창출을 통한 MICE 활성화 ▷경관·생태 보고(寶庫)와 '문화외교 허브' 접목 ▷한류(韓流) 거점 포석의 '한·중·일 방송 페스티벌' 창설 등으로 대별된다.
제주평화연구원이 내놓은 '국제교류 클러스터'는 다소 생소함에도 불구하고 획기적인 발상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안(案)은 아직 구상 단계로 현재로선 가능성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다. 할거(割據) 양상의 세 폴리스를 하나의 '집적된 커뮤니티'로 조성하기 위한 대폭적인 교통인프라 정비, 특히 이를 수행할 추진 주체(主體) 등 적잖은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클러스터의 성공요인으로 특화 가능성과 경제적 타당성 및 시장성, 성장잠재력 확보와 네트워크 기반 구축 등을 꼽는다. 이런 점에서 제주의 경우 상당 부분의 성공 요소를 갖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세미나 참석자들의 평가였다. 따라서 제주자치도 등은 제평연의 구상(構想)을 한갖 세미나용으로만 폄하하지 말고 그 '진정성'을 파악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가능하면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기회는 도전(挑戰)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버려진 땅으로 선진국을 일궈낸 싱가포르나 영세중립의 고립지역을 국제교류의 핵심거점으로 탈바꿈시킨 스위스 제네바의 오늘이 이를 입증한다. '세계가 찾는 제주, 세계로 가는 제주'는 구호가 아니라 확고한 비전과 실천이 따를 때만 가능할 것이다.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