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28)조천읍 교래시 토종닭전문 '심산유곡'

[당찬 맛집을 찾아서](28)조천읍 교래시 토종닭전문 '심산유곡'
신선·쫄깃한 토종닭에 넉넉한 인심이 한 상 가득~
  • 입력 : 2012. 04.27(금) 22: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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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유곡'의 주인장 정혜순씨가 주 메뉴인 토종닭 샤브샤브와 생오리 구이를 소개하고 있다. "음식을 배불리 먹고 행복해하는 손님들을 보는 것이 행복"이라는 정씨는 음식재료 하나 하나에 신선함을 고집한다. /사진=강희만기자

생오리에 주인장 표 '마'소스 일품
찰밥·비장의 육수맛으로 손님 유혹


이름 만큼 깊은 산속에 자리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모양새는 갖췄다. 주변엔 삼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처져 있다. 맑은공기는 가슴을 시원하게 하고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산새소리는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해 있는터라 주변 분위기는 그만이다. 토종닭 샤브샤브와 오리구이를 주메뉴로 한 심산유곡(대표 정혜순·61)의 정경이다.

주인장 정혜순씨는 제주토박이지만 그동안 경기도에서 살다 귀향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도에서도 닭을 전문으로 한 음식점을 경영했던 터라 닭요리에 대한 노하우는 여느 토종닭 주인장 못지 않다. 경기도 거주시절 제주에 내려올때마다 "이젠 제주에서 아옹다옹하며 즐겁게 살자"는 형제들의 제안에 제주정착을 결정했단다. 음식장사는 60세가 넘은 중년여성으로 삶의 활력소 차원일 뿐 많은 돈을 벌려는 욕심은 없다. 그래서 심산유곡의 멋은 무엇보다 넉넉함이다.

손님들이 원하면 뭐든 아낌없이 내온다. '음식을 배불리 먹고 행복해하는 손님들을 보는 것이 행복'이라는 주인장 정씨의 경영철학 때문. 또 그 넉넉함 뒷편엔 각 음식재료 하나하나 신선함이 묻어난다.

주인장 정씨가 요리를 맡고 있다면 남편 김홍철씨는 오로지 닭을 키우는데 시간을 보낸다. 맑은공기속에 닭을 풀어놓아 육질의 쫄깃함을 더해냈다. 사료로는 귀한 보리쌀이 아낌없이 추가된다. 그렇게 키운 5~6개월의 닭 만이 손님상에 올려진다. 심산유곡이 내놓는 토종닭의 질감이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은 일품인 이유다.

닭 샤브샤브의 육수는 진하지만 뒷끝이 깔끔하다. 인삼과 대추 마늘 녹두 은행 등 재료는 다른 토종닭집과 다를바 없지만 비장의 육수를 가미했단다. 한약맛이 나지만 쓰지 않으며 진한 맛을 내지만 텁텁하지 않다.

팔팔끓는 그런 육수에 익혀진 각종 채소는 부드럽게 목을 넘어간다. 채소특유의 단맛이 더해져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밑반찬으로 나온 각종 김치와 토종닭 살점도 나름대로 궁합을 이룬다. 배불리 드시고 가라는 뜻으로 찰밥이 상에 올라온다. 4만5000원~5만원이면 성인 3~4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푸짐하게 식단이 준비된다.

토종닭 샤브샤브와 함께 심산유곡의 자랑거리는 생오리구이. 당일 잡은 신선 생오리만을 고집한다. 특히 오리 한마리를 4등분한 덩어리로 내놔 보기에도 푸짐하다.

얇게 썰어낸 무에 깻잎을 포개고 그 위에다 익힌 부추와 익은 오리를 얹은뒤 주인장이 수많은 시행착오끝에 만들어낸 '마' 소스를 발라 먹는게 심산유곡이 내놓는 오리구이를 맛있게 먹는 비법이다.

심산유곡을 찾는 손님 대다수는 주변 절물오름이나 거문오름 등을 찾았던 탐방객들이다. 또 올래길은 물론 교래리를 찾았던 이들도 적지 않다. 모두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이다.

심산유곡엔 잔반이 거의 없다. 심산유곡이 사실 자랑하고 싶은 내용이다. 잔반이 없다는 것, 손님들이 밑반찬까지 맛있게 다 먹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문의 784-0504. 7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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