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강남좌파'를 통해 시대상을 반영하는 사회 현상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줬던 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이번에는 '멘토 열풍'에 주목했다.
탁월한 인물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사회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그는 대한민국의 대표 지식인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방위적으로 사회를 꿰뚫는 데 능통한 그가 새로 내놓은 책 '멘토의 시대'를 통해 '멘토 열풍'을 낱낱이 파헤쳤다. 강 교수는 '김대중 죽이기', '노무현 죽이기', '강남 좌파' 등 내놓는 책마다 큰 화제를 일으킨 이슈메이커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요즘 시대를 '멘토의 전성시대'로 규정 짓고 '멘토'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담 상대, 지도자, 스승, 선생 등의 의미를 갖는 멘토는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다소 생소했던 단어였다. 하지만 이제는 정치·사회·스포츠·교육 등 전 분야에 걸쳐 진을 치며 사회적인 비중과 역할을 과시하고 있다. 이런 '멘토 열풍'의 핵심 코드로 강 교수는 '위로'를 꼽는다. '88만원 세대' 또는 '청춘이기에 아파야 하는 이들'에 대한 위로는 그 어떤 사회과학적 메시지보다도 값지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강 교수는 '멘토 열풍'에 대한 개괄적인 분석을 넘어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멘토로 12인을 지목하고 그들의 매력과 사회적 메시지를 대해부 한다. 그가 지목하고 있는 대표 멘토는 안철수, 문재인, 박원순, 김어준, 문성근, 박경철, 김제동, 한비야, 김난도, 공지영, 이외수, 김영희. 강 교수는 이들 각자에 대해 '비전·선망형 안철수', '인격·품위형 문재인' 등과 같이 특정한 유형으로 나누면서 분석한다.
이들 12인의 멘토 중 누구보다 주목받는 인물은 단연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좌-우로 구분되는 이분법적 논리에 대한 심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강 교수는 안 원장을 '진보-보수의 이분법에서 해방된 강남좌파'로 말한다. 또 10가지 코드를 통해 '안철수 열풍'을 분석하면서 안철수라는 인물에 대해 심도 있게 살펴보고 있다.
대표 멘토 12인을 그만의 통섭적인 시각으로 깊이 있게 분석한 강 교수는 마지막으로 '멘토의 제도화'를 통한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멘토링을 제안하며 책을 마무리 한다.
깊이와 차원이 다른 인물론의 정수를 보여주는 강 교수의 인물 비평과 통찰을 통해 왜 우리가 멘토에게 열광하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인물과 사상사. 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