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춘 칼럼]'땀과 눈물'의 올림픽에서 배우자

[김계춘 칼럼]'땀과 눈물'의 올림픽에서 배우자
  • 입력 : 2012. 08.14(화) 00:00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런던올림픽이 대단원의 막(幕)을 내렸다. 17일간 펼쳐진 그 축제의 장에서 대한민국은 더 이상 조연이 아니라 당당한 주연이었다.

때론 밤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쏟아지는 메달 소식에 국민들은 내내 행복했다. 그것은 종합 5위(금 13·은 8·동 7)란 뛰어난 성적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국은 당초 세웠던 '10-10'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역대 최고 성적이나 다름없는 성과를 일궈냈다. 우리 젊은이들의 땀과 눈물, 도전과 투혼이 이뤄낸 결정체였다.

우리 선수들은 당당했다. 심판의 오심이나 편파 판정에도 결코 기가 죽거나 주눅 들지 않았다. "나보다 땀을 많이 흘린 선수는 금메달을 가져가도 좋다"라는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김현우의 말 속엔 강한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태권도 등 전통적인 메달 밭에서 벗어나 금메달을 골고루 따낸 것도 커다란 수확이다. 예상 못했던 스타들의 탄생과 그로 인한 반전(反轉)도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30대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유도의 송대남,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도마의 신(神)'으로 등극한 체조의 양학선, 세계를 베어버린 펜싱의 '미녀검객' 김지연, 나이에 걸맞지 않게 강심장을 드러낸 사격의 김장미 등이 그 면면이다.

하지만 이들의 메달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그 이면엔 지독한 훈련과 노력, 즉 '땀과 눈물'이 있었다. 또한 젊은이 특유의 패기와 발랄함, 그 어떤 난관에도 굴하지 않는 도전(挑戰)정신과 혼신의 힘을 불사른 투혼(鬪魂)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후지산을 무너뜨리며 일본열도를 침몰시킨 태극전사들의 승전보는 찌든 심신을 말끔히 씻어준 청량제였다. '사상 최고의 빅 매치'였던 축구 한·일전에서 한국은 일본을 2:0으로 완파하며 '대망(待望)의 올림픽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우리 축구사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메달 획득엔 실패했으나 진정한 스포츠정신이 뭔가를 보여준 선수들도 있었다. 역도의 장미란이 대표적인 예다. 장미란은 교통사고 후유증 등 매우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혼을 불살랐다. 그녀가 남긴 말은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다"란 한마디였다. '우생순 신화'의 해피엔딩을 꿈꾸던 여자핸드볼과 36년 만의 메달을 노렸던 여자배구도 아쉬운 눈물로 런던올림픽을 마감했다. 하지만 '금(金)보다 값진 4위'라는 평가를 받기에 손색이 없었다.

이번 런던올림픽은 대한민국의 힘과 향후 가능성을 재삼 확인시켜준 신명나는 한바탕 축제였다. 거기엔 끊임없는 도전과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대해선 결코 핑계를 대거나 변명하지 않는 순수한 열정은 스스럼 없이 재도전에 나서는 원천이다.

이제 '한여름밤의 꿈과 축제'는 끝났다. 그러나 다시 찾아든 현실은 '짜증' 그 자체다. 대선(大選)을 앞둔 정치권의 공천헌금과 막말 파문, 녹조(綠潮)현상을 둘러싼 거센 논란 등은 짙푸르게 변해가는 강물보다도 우리네 가슴을 더욱 검게 만들고 있다.

일찍이 '눈물로 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자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 했거늘, '땀과 눈물의 진정한 의미'도 모르는 이들이 나라의 미래와 운명을 논하고 있으니 제대로 될리 만무하다. 차제에 정치권에 간곡히 당부한다. 제발 올림픽 선수들을 반이라도 닮아 국민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안겨주라고…. <논설실장 kckim21@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332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