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생각하는 정원' 성범영 원장

[만나고 싶었습니다]'생각하는 정원' 성범영 원장
"제주만의 질높은 관광자원 만들어야죠"
  • 입력 : 2012. 11.02(금)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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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영 원장이 40여년 동안 친자식 이상으로 정성들여 가꿔온 작품 하나 하나를 손질하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행사 성공적 개최
24시간 정원 머물며 손때 묻은 작품 만져

중국 대륙 13억 인구로부터 '한국의 우공(愚公)'이라 불리며 존경받는 인물. 약 17년동안 중국현지를 100여차례 방문하고 중국 전·현직 고위급 관료 80여명과 친분을 맺고 있는 인물. 중국 5년비자를 받은 유일한 한국인. 생각하는 정원의 성범영(74) 원장이다.

성 원장은 올해 유독 바쁜 한해를 보내고 있다. 생각하는 정원 개장연도는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 1992년.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한 행사가 생각하는 정원에서 치러졌기 때문이다. 또 워낙 많은 손님이 찾아오는터라 중국방문 등 특별한 스케줄이 없는 한 정원내 24시간 머무르며 40여년 손때 묻은 작품 하나하나 손질중이다.

생각하는 정원이 중국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은 지난 1995년 장쩌민 주석의 방문이 계기가 됐다. 정원의 경관에 매료되고 혹독한 조성 과정을 전해들은 장 주석이 귀국후 공식석상에서 관료들에게 "성범영 원장의 개척정신을 배우라"고 지적한 것. 이후 중국 현지에서 수많은 고위관료들의 방문이 이뤄졌고 언론매체를 통해 중국현지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중국현지 유명학자가 중국 관료들의 생각하는 정원 방문과 이어지는 극찬이 도통 이해되지 않아 스스로 발걸음을 했다가 성 원장의 골수팬이 돼버렸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중국 작가 모옌도 지난 2008년 정원을 찾아 '보기드문 기이한 풍경'이라는 방명록을 남기기도 했다.

중국정부가 베이징올림픽 전 도로변 정비 등 녹화프로그램 책임자로 부탁한 이도 성범영 원장이다.

겉으로 보여지는 생각하는 정원은 분재를 매개체로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곳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인간의 정신이 얼마나 위대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지난 1968년 단 한자락의 전문지식과 장비도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혼자 힘으로 정원을 가꿔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낸 것이다. 한국은 물론 중국 대륙 역사에서도 사례가 거의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건축 및 조경전문가는 물론 관광인들의 평은 생각하는 정원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그런 분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성 원장은 어떤 강연자리에서도 분재만을 주제로 이야기를 꺼내지 않거니와 분재를 배우라고 종용하지도 않는다. 분재를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미쳐야 하고 또 가족들의 고통이 수반된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다. "분재는 아기를 키우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성 원장은 비유한다. 분재를 하나의 문화로 본뒤 삶의 지표로 삼기를 바랄뿐이라고 말한다.

경기도 출신이지만 성 원장은 제주를 사랑한다. 그것도 성 원장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어마어마하게".

제주를 사랑하고 또 고향이라 생각하기에 성 원장은 관광종사자로서 제주관광의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숨기지 않는다.

"50년이 될지 100년이 걸릴지 모르더라도 제주관광과 문화의 퀄리티를 높여야 해요. 세계와 경쟁을 하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주도만의 독특한 질 높은 관광자원을 만들어가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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