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한라산 지킴이' 신용만 사진작가

[만나고 싶었습니다]'한라산 지킴이' 신용만 사진작가
"죽을 때까지 한라산 찍을 거예요"
  • 입력 : 2012. 11.09(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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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만씨는 한라산의 모든 것을 렌즈에 넣기 위해 죽을때까지 사진을 찍겠다는 꿈을 털어놓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30여년 한결같이 비경 렌즈에 담아
제주의 보물 한라산 길이 남기고파

'내 마음 속에 작은 꽃밭 하나 있습니다. 나지막한 오름에 둘러싸인 바람의 언덕, 사시사철 불어대는 시원(始原)의 바람, 산 넘어 구름도 쉬어가는 곳. 한라산 선작지왓… 언제고 그리우면 달려가는 나의 고향입니다' ('신용만 작가 초대전' 초대글 중)

30여년을 한라산에 살며 반평생 카메라 렌즈에 한라산을 담아온 사진작가 신용만(60·한라산국립공원 청원경찰)씨.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불어도 언제나 한라산을 오르며 서슴지 않고 한라산을 '나의 고향'이라 부르는 신 작가의 앵글에는 순간순간 한라산의 속살이 그대로 투영된다.

제주도미술대전 초대작가이자 한국사진작가협회 제주지부 회원으로 제주도미술대전 사진공모전 특선 5회, 전국사진공모전 수상 50여회 등 수차례의 입상경력과 함께 '한라산의 꽃'을 비롯 한라산 식물과 관련한 다수의 저서를 펴낸 신 작가는 자타공인 '한라산 지킴이'이자 산증인이다.

지금 한라산국립공원 어리목 탐방안내소에 가면 이런 신 작가의 작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20여년의 한라산 변천사는 물론 숨겨진 비경, 동식물의 생태도 엿볼 수 있는 '신용만 작가 초대 전시회'가 '나의 살던 고향 한라산'이라는 이름으로 탐방객을 유혹하고 있다.

지난 6일 '만나고 싶었습니다' 취재를 위해 신 작가를 만났다. 백발의 신사는 금방 산을 오를 준비된 모습이었다. 첫 카메라를 들게 된 동기부터 물었다.

1980년 한라산국립공원 청원경찰로 근무하기 시작하며 하루가 멀다하고 산을 올라야했던 신 작가에게 작은 벗이 생겼단다. 바로 야생화다. 그는 작지만 제 생명을 알리기 위해 오롯이 피어나는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반해 처음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렇게 점점 한라산의 풍광과 동식물 등 한라산의 모습을 렌즈에 담게 됐단다.

오는 12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신 작가에게 이번 초대전은 그 어떤 전시회보다 뜻깊다. 평생 근무지였던 국립공원 초청으로 이뤄진 사진전이기 때문에 그 고마움이 두배다.

신 작가는 현재 동료와 함께 또 한권의 한라산 책을 준비중이다. 그는 "세계자연유산이자 제주, 대한민국의 소중한 보물인 한라산의 가치를 미래 제주를 지킬 아이들에게 알리고 싶어 어린 아이들도 쉽게 한라산을 접할 수 있는 사진과 글이 담긴 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퇴직을 앞둔 신 작가는 자신이 떠나도 한라산의 역사를 보다 많이 남기기 위해 국립공원 직원으로 구성된 한라산사진동호회도 만들었다. 15명으로 구성된 동호회원들은 틈틈이 사진전도 갖는다. 신 작가는 "한라산에 근무하고 있는 분들이라 (한라산에)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기술과 구도를 가르쳐주면 습득능력이 굉장히 빠르다"며 흐뭇해했다. 신 작가에게 이들은 자신의 뒤를 이어 한라산의 역사를 기록해줄 든든한 동지인 셈이다.

신 작가의 꿈은 죽을때까지 한라산을 찍는 것이다. "(한라산의) 모든 것을 다 찍으려면 죽을때까지도 불가능할 겁니다. 그런 경이로운 산이 바로 한라산이예요."

순간 '나의 꽃밭은 언제나 푸르고 남은 생도 그곳에서 살렵니다'던 그의 초대글이 오버랩됐다.

한편 신 작가는 오는 30일까지 이뤄지는 이번 전시회 작품을 모두 국립공원에 기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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