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춘 칼럼]朴 당선인과 貞觀政要, 그리고 위징

[김계춘 칼럼]朴 당선인과 貞觀政要, 그리고 위징
  • 입력 : 2012. 12.25(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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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唐) 태종 이세민은 청의 강희제와 더불어 중국 역대 황제 중 최고의 명군(名君)으로 꼽힌다. 그는 무력으로 황위에 올랐지만 인재 등용에 힘썼다. 비록 적(敵)의 밑에서 일했던 장수라 할지라도 능력이 뛰어나면 모든 방법을 동원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다. 황태자이자 형인 이건성의 수하로 자신을 죽이라고 간했던 위징(魏徵)을 중용한 것은 그 대표적인 예다.

이세민은 신하들이 자기에게 독설을 퍼부어도 역정을 내지 않고 그 간언(諫言)을 잘 받아들여 나라와 백성을 위해 좋은 정책을 만들고 태평성대로 이끌었다. 그가 다스린 시대를 '정관(貞觀·태종의 연호)의 치(治)'라 부르는 이유다.

'정관정요(貞觀政要)'는 당 태종이 신하들과 정치에 대한 중요한 문답을 기록한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당나라의 '절대 양심' 위징이 있었다.

어느날 태종이 위징에게 "어떤 군주가 명군(名君)이고, 어떤 군주가 암군(暗君)인가"고 묻는다. 이에 위징은 "군주의 지혜로움은 자기와 다른 의견을 널리 듣는데 있고, 군주의 어리석음은 (자기와 코드가 맞는 의견 등을) 치우치게 듣고 그걸 믿는데 있다"고 대답한다.

순자(筍子)의 '군주는 배요, 백성들은 물'을 인용한 '수능재주(水能載舟) 역능복주(亦能覆舟)'도 유명한 일화다. 이를 풀이하면 '바다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엎어 버리기도 한다'는 말이다. 간담을 서늘케 하는 경구(警句)가 아닐 수 없다.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지 1주일이 흘렀다. 이번 대선(大選)은 보수 대연합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너무나 많다. 과거보다 지역주의가 다소 완화됐다고는 하나 영·호남으로 대변되는 지역간 갈등은 여전하다. 특히 세대별 사회적 균열(龜裂) 구도는 매우 심각한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그것은 극단적으로 갈린 표심(票心)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방송3사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는 각기 65.2%와 72.5%가 투표에 참여했는데 이 가운데 65.8%와 66.5%가 문재인 후보를 찍었다. 이에 반해 투표에 나선 5060세대는 박 당선인에게 각각 62.5%와 72.3%의 표를 몰아줬다.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박근혜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세대 및 지역간 갈등 봉합, 즉 '국민 대통합'을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 당선인은 "반세기 동안 이어져온 극한 분열과 갈등의 고리를 화해(和解)와 대탕평책(大蕩平策)으로 끊겠다"고 선언했다. "지역과 성(性), 세대 구분 없이 골고루 인재를 등용하겠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이를 위해선 대통령직인수위 단계서부터 대통합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자칫 실기(失機)했다간 첫 출발부터 어려움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정관정요'에서도 지혜로운 군주는 자기와 다른 의견을 널리 듣는 사람이라 설파하고 있다. 당 태종이 성군(聖君)으로 거듭난 것은 '위징'과 같은 사심 없는 신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 당선인도 이런 인재를 발탁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실천은 어렵지만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는 말은 아직도 유효하다.

오늘은 예수 그리스도가 '사랑'으로 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성탄일(聖誕日)이다. 그 사랑이 소담스럽게 내리는 하얀 눈처럼 온 누리와 사람들에게 가득 쌓여 평화(平和)를 가져다 주길 기원한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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