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현안 진단](6·끝)표류하는 시민복지타운

[제주 현안 진단](6·끝)표류하는 시민복지타운
시청사 이전 '없던 일로'… 부지활용 깜깜
  • 입력 : 2013. 01.11(금)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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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 중심부에 계획했던 시청사 이전이 백지화된 지도 1년이 지났다. 제주도의회가 행정시가 아닌 제주자치도가 부지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아직까지 업무 담당부서가 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은 제주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 사진=한라일보 DB

道로 업무 이관 앞뒀지만 담당부서 결정 못해
부지 조성 취지 살리는 공공성 확보 우선해야

제주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 중심부에 계획했던 시청사 이전을 백지화하는 대신 그에 버금가는 투자유치를 장담했던 제주시의 약속이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또 제주도의회가 행정시가 아닌 제주자치도에서 도시계획이라는 큰 틀 안에서 시청사 예정부지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여러차례 지적하면서 공은 어렵사리 제주도로 넘어갔지만 도에서는 담당부서 조정에 진통을 겪고 있다.

10일 제주시에 따르면 토지수용 방식으로 개발된 시민복지타운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28만6095㎡ 부지에 총사업비 1283억원을 투자해 조성됐다. 제주시는 시민복지타운 개발계획을 수립하면서 2021년까지 현재의 청사 이전을 위해 제주종합정부청사 서쪽 4만4707㎡를 공공부지로 남겨뒀다.

하지만 2011년 12월 당시 김병립 제주시장이 시민복지타운으로의 시청사 이전 계획을 전면 백지화면서 뜨거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백지화 결정은 1300억원 안팎의 청사 신축재원 조달이 어렵고, 옛 도심 공동화 우려와 여러가지 여건 변화 등으로 사실상 이전이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면서 제주시장은 대안으로 시청사 예정부지 인근 토지주들의 반발을 의식해 시청사 이전에 버금가는 투자유치를 약속했다. 지난해 4월 민간투자유치 공모 결과 제안서를 제출한 6곳 가운데 5곳이 간파트 개발, 1곳이 호텔 개발업체였다. 이에 시민의 혈세로 공공부지를 조성해놓고 개발업자들 배만 불린다는 특혜 여론이 불거졌고, 제안서 평가심사단도 6건의 공모안에 대해 부적격 판단을 내리면서 부지활용 계획은 원점에서 맴돌아왔다.

제주시는 지난해 투자유치 무산 이후 부지 활용방안 모색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고, 도의회에서 도정이 시청사 부지 활용문제와 관련해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에 우근민 지사는 "도가 활용방안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청사 예정부지 활용 업무는 제주시에서 제주도로 이관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관련 업무를 맡을 부서도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주도조정위원회에서 시청사 예정부지가 공유재산이냐, 도시개발이냐를 놓고 논의했지만 종합적인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조만간 다시 도조정위원회를 열어 어느 부서에서 맡을 것인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은 시청사 예정부지는 말 그대로 시청사를 옮기겠다고 약속한 토지인 만큼 '시청사에 버금가는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공언이 시민의 여론을 의식한 임기응변식 발언이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발 당시부터 공공부지로 계획된 토지인만큼 제주시 도시계획이란 큰 틀 안에서 공공성을 극대화하는 시설유치 고민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과거 시민복지타운 일대가 도심속 녹지공간이자 쉼터인 중앙시민공원이 구상됐던 곳이란 점과 지난해 제주시가 부지활용과 관련해 실시한 시민아이디어 공모에서도 시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하자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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