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춘 칼럼]대통령의 연설

[김계춘 칼럼]대통령의 연설
  • 입력 : 2013. 02.26(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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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8월28일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위싱턴 D.C.에 있는 링컨 대통령 기념관을 찾았다. 미국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1963년은 에이브러햄 링컨이 '노예해방 선언문'에 서명한 지 꼭 100년이 되던 해다.

그는 20만명이 넘는 흑인과 백인들이 경청하는 가운데 이렇게 외쳤다. "지금이야말로 바로 어둡고 쓸쓸한 인종 차별의 골짜기로부터 떨쳐 일어나 인종적 정의의 햇볕 길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중략> 숱한 어려움과 좌절의 순간이 있었지만 오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위대한 나라가 되려면, 이 꿈이 실현되어야 합니다."

불후(不朽)의 명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의 일부분이다. 인종차별 철폐와 각 인종간의 공존(共存)을 역설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절규와 호소는 지금도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명연설로 회자된다.

말 한마디가 때로는 역사를 바꾼다. 국가적 위기(危機)상황이 찾아올 때마다 미국의 대통령들은 명연설로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으며 위기를 극복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남긴 링컨은 남북전쟁의 혼란기에 빠져있던 미국사회에 자유와 평등이란 건국이념의 가치를 확고히 인식시켰다. 1930년대 대공황(大恐慌)의 늪에 빠져 있던 미국민들에게 당시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오로지 두려움 뿐"이라는 촌철살인(寸鐵殺人)으로 용기를 불어넣었다.

암살로 생을 마감한 '비운의 대통령' 존 F. 케네디 또한 명연설의 반열에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여러분의 조국이 당신들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묻지 말고, 여러분들이 조국을 위해 먼저 무엇을 할 것인지 자문해 보라"고 강조, 미국의 새 세대들에게 자발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40대 중반에 취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경제적 위기 등 직면한 현실을 거론한 후 "우리 모두가 힘을 모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것을 해낼 것"이라며 자신을 불안해 하는 미국민들을 잠재웠다.

박근혜 당선인이 25일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국민행복과 희망의 새 시대'를 내세운 박근혜 정부가 본격 출범(出帆)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취임사에서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이뤄내겠다고 역설했다. 그 중에서도 방점(傍點)은 '국민행복'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 온 우리 앞에 지금 글로벌 경제위기와 북한의 핵무장 위협과 같은 안보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 모두가 또 한번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합쳐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만들어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 전반에 우리 앞에 다가온 새로운 도전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길 개척, 그리고 역동적인 우리 국민의 강인함과 저력을 믿는다고 했다. 정부와 국민이 서로를 믿고 신뢰하며 동반자(同伴者)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세상은, 보다 밝은 내일은, 꿈꾸는 자의 몫이라 했던가. 어제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연설이 우리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고 진한 감동을 줬는지는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긴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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