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투자진흥지구'인가

누구를 위한 '투자진흥지구'인가
  • 입력 : 2013. 03.12(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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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명문화(明文化)된 '투자진흥지구'는 내·외국인이 종합휴양업 등 관광사업에 투자할 경우 조세감면을 비롯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입한 제도다. 이에 근거해 총 투자금액 500만달러 이상이면 법인·소득·지방세 3년간 100%, 2년간 50%의 조세(租稅)를 감면받게 된다. 또 각종 조성비의 50% 감면과 국·공유지 50년간 임대 및 사용료 감면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당초 이 제도는 제주개발에 따른 투자실적 저조와 재원조달의 한계상황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그 취지와는 다르게 개발참여 주체들의 탐욕(貪慾)으로 인해 '땅장사' 등으로 변질되면서 도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보광 휘닉스 아일랜드의 경우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주)보광제주는 서귀포시 성산읍에 '해양관광단지'를 건설한다는 명목 하에 주변 땅들을 대거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보광은 섭지코지 일대 국공유지(國公有地)를 포함 신양리 주민들의 사유지를 평당 20만원대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휘닉스 아일랜드라는 이름으로 2006년 4월에 착공해 2008년 6월 준공했다.

하지만 보광이 내세운 해양관광단지에는 달랑 콘도와 빌라만이 들어섰을 뿐이다. 그럼에도 보광은 준공 2개월 전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받아 취득세와 등록세, 재산세 등 74억원을 감면받기까지 했다.

보광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구내 미개발 토지 3만7829㎡를 지난해 중국계 자본이 설립한 한국자회사 (주)오삼코리아에 매각해 막대한 차익(差益)을 얻었다. 21억1100만원에 매입한 토지를 68억원에 되팔았으니 시세차익만 46억여원 남긴 셈이다. 토지를 매입한 오삼코리아 또한 취등록세 2억7200만원을 감면받았다. 법적인 책임을 떠나 기업윤리를 저버린 행위들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또 있다. 보광이 매각한 토지 가운데 2만9228㎡(77%)는 지난 2006년 8월 보광이 제주도에서 사들인 국공유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제주자치도가 사기업의 땅장사에 휘둘림을 당한 꼴이다.

더 갤러리 철거 문제를 놓고 도민사회와 갈등을 빚어온 부영(주) 역시 특혜(特惠) 의혹의 대상이다. 부영은 중문단지 일대 사업지 대부분이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되면서 무려 1400억원이 넘는 세제혜택을 받게 된다. 각종 커넥션 의혹 등이 강하게 제기되는 이유다.

이같은 '투자진흥지구'의 난맥상(亂脈相)은 우선 제도적 미비점에 기인한다. 현재 투자진흥지구의 경우 지구 지정과 해제 권한은 제주도지사에게 있는 반면 관리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하도록 이분화(二分化)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제주도는 지정에만 관심이 있고, 관리의 담당주체이자 사업시행자라는 이중적 위치에 있는 JDC는 관리보다 실적만을 추구하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개발 만능(萬能)주의'에 사로잡힌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도 난맥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보광 등이 현행 법규를 교묘히 악용(惡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면 마땅한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투자자들에게 질질 끌려만 다니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투자진흥지구'는 기업들을 배 불리고 도정(道政)의 치적을 위해 마련된 제도는 아니다. 도민들을 우롱(愚弄)하는 이런 행위를 근절하지 않고는 향후 그 어떤 개발도 정당성을 담보받지 못할 것이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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