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4특집]제주 외래인바운드관광 이대로 좋은가

[창간24특집]제주 외래인바운드관광 이대로 좋은가
10년새 10곱절 성장… 특정국가 쏠림현상 고착화
  • 입력 : 2013. 04.22(월)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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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 中 종속’ 위기감
中 성장 뒷면 日 시장 붕괴
업종별 빈익빈 부익부 뚜렷
토종업계 관광성장 체감 ↓


제주외래인바운드관광시장은 최근 수년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관광객은 168만여명으로 전체 관광시장의 17%를 점유했다. 올해들어서도 외래관광객은 전년비 14% 늘어나는 등 제주가 염원하는 메가투어리즘시대 개막을 앞당기는 열쇠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제주 외래관광시장은 표면적으론 유례없는 활황세를 보이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묻어난다. 특정국가에 심각한 쏠림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과 함께 도내 관광시설업계 대부분 활황세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게 대표적이다. 제주 외래관광시장의 불편한 진실을 조명해본다.

▶외국관광객 얼마나 늘었나

최근 10년 사이 제주를 찾은 외국관광객은 무려 8배 늘었다. 올해 목표로 하고 있는 220만명이 달성되면 만 10년 사이 10배 신장의 쾌거를 이루게 된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의 '연도별 입도객 현황'자료에 따르면 10년전인 지난 2003년 제주를 찾은 외국관광객은 22만1017명으로 집계됐다. 그해 총 관광객이 451만여명으로 집계돼 외국관광객 비중은 4.5%에 그쳤다. 이후 4년이 흐른 2007년 54만1274명으로 역대 최초 50만명의 벽을 허문데 이어 2011년 최초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무려 61% 급증했다.

제주 외래시장 급성장세는 중국대륙의 힘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표참조>

실제 2003년 당시만 해도 일본관광객수를 크게 밑돌았지만 2009년부터 상황이 역전돼 지난해의 경우 단일국가 최초로 100만명을 넘어선 108만여명이 제주를 찾이 중국과 일본관광객 비중은 7대1를 기록했다.



▶중국시장 급성장속 어두운 그림자

지난해 제주를 찾은 중국관광객 1인당 사용경비(항공·숙박요금 제외)는 215만여원으로 외래관광객 중 최다액을 기록했다. 제주의 정통시장으로 불리는 일본관광객의 쓴 경비(188만여원)를 크게 웃돈 규모다. 이에 따라 중국은 제주시장에 큰 손으로 등극,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도내 관광업계는 중국과 제주의 상황을 놓고 '슈퍼갑'과 '을'로 묘사하고 있다. 슈퍼갑인 중국내 여행업계에 대한 의존도가 커 그 입김에 제주시장 자체가 좌지우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중국현지 대형 여행업계 관계자의 발언은 이같은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제주현지에 저가상품 논란이 있는줄 압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같은 상황이 한시적인 것으로 판단될 뿐 개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제주를 가려는 중국인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구태여 상품가격 인상을 통해 시장상황을 혼란시킬 이유가 없다는 내용이다.

중국관광객 수가 많아질 수록 도내 대다수 관광시설업계의 불만도 커져가고 있다.

화교자본이 제주에 들어와 호텔계를 접수하고 또 가념품업계에도 진출, 그들만의 제주여행시장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 토종업계가 중국관광객을 상대로 한 영업이 한계에 부딪혀 중국관광객 증가세를 전혀 체감치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모 시설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돈은 중국인이 벌고 제주토종 시장은 중국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만 치워야 하는 꼴"이라고 한탄했다.

▶시장공략 집중이냐 다변화냐, 묘책을 찾아라

지금 제주외래관광시장엔 과거 상상도 못했던 고민거리가 생겼다. 중국관광객들로 인해 제주외래시장 성장속도가 급상승하고 있지만 외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계는 물론 관광업계 내부에서 리스크(위험도)가 높아지는 만큼 상황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례로 지난해 하반기 부터 한국과 일본간 독도로 촉발된 갈등은 곧바로 관광시장으로 연결돼 일본인들의 방한이 뚝 끊겼다. 시장 리스크를 우려 하는 전문가들은 중국과 한국 또한 예기치 않은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충분해 언제든 중국인들의 방한이 급감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제주입장에선 이같은 상황이 빚어질 경우 타격은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시장집중은 균형성장을 저해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항공업계가 중국을 겨냥해 사업을 올인하면서 상대적으로 일본시장이 취약해짐에 따라 '중국 성장-일본 침체'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은 시장 집중의 단편적인 폐해 중 하나다.

그러나 저가상품 논란이 일고 또 체감률이 떨어진다 해도 1인당 씀씀이가 일본을 제치고 큰 손으로 등극한 중국시장을 소홀히 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게다가 중국관광객은 과거 북경과 상해 등 대도시 위주로 구성됐지만 지금은 내륙으로 까지 확대돼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무궁한 매력적인 시장인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 나라의 외래시장이 인접국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상황은 중국 집중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역설적으로 시장 균형발전의 지름길이 바로 시장 다변화다. 국적별로 원하는 관광시스템이 달라 도내 다양한 관광업계가 골고루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제주관광공사가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래관광객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국적별로 제주를 여행목적지로 삼은 이유가 다양하게 조사됐고 또 제주체류시 원하는 관광시스템도 다르게 나타났다. 중국인들이 쇼핑과 한류를 상징하는 유명관광지를 선호하는 반면 일본은 음식탐방과 제주의 특화된 거리를 즐겼고 또 홍콩관광객은 제주 자체를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체류기간도 국적별로 다양하게 나타났고 숙박시설 또한 특급호텔에서부터 모텔과 게스트하우스까지 다양하게 분포됐다.

학계는 물론 관광업계는 메가투어리즘 시대 개막을 앞둬 중국 집중과 시장 다변화 정책을 놓고 심각한 고민을 할때가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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