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4특집/건강 브랜드마을을 찾아서]서귀포시 표선면 토산1리

[창간24특집/건강 브랜드마을을 찾아서]서귀포시 표선면 토산1리
"마을에 담배연기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 입력 : 2013. 04.22(월)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1리 김재철 이장이 마을회관 앞 '금연마을' 안내판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이현숙기자 hslee@ihalla.com

마을주민 어우러져 즐겁고 행복한 실험 눈길
금연마을 선포 후 하루 두보루도 담배 안팔려
"금연·청정·건강브랜드 연계 마을발전 기여"

서귀포시가 '건강브랜드'를 지역발전의 경쟁력을 삼을 수 있도록 '금연마을'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연마을 만들기는 흡연자 전체가 금연을 실천토록 하고 마을내 담배소매점이 없거나 지역주민에게 담배를 팔지 않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에 도전장을 내고 '건강 브랜드 마을'을 창출하는 '즐거운 실험'을 하는 마을이 있다. 그 곳은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1리(이장 김재철).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지만 '금연마을'에 한발씩 다가가는 마을을 들여다봤다.

▶'금연마을' 시동 건 토산1리=서귀포시 표선면 토산1리는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거슨새미'를 간직한 고즈넉한 중산간 마을이다. 토산2리가 '알토산', 토산1리는 '웃토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금연마을'선포는 올해로 3년째 이장직을 맡은 김재철 이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김 이장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금연열풍'이 불었고 그때 장년층도 금연을 통해 '마을경쟁력'을 높여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을주민 411명 중 흡연자는 21명이었다.

올해 1월16일 마을총회에서 금연마을 육성 시범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의하고 2월에는 서귀포시 동부보건소가 공모한 '금연마을' 대상 마을로 확정되면서 '금연마을 추진협의회'가 구성됐다. 이후 주민교육과 주민결의를 비롯해 현재 주1회 이동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흡연 주민 21명중 19명이 보건소 금연클리닉에 등록했다. 금연분위기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수막과 안내간판을 설치하고 부녀회 조끼에도 '금연마을 토산1리부녀회'라고 적혀있다. 금연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기공체조 등 운동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보건소는 10월 금연마을 선포식을 개최해 마을내 조형물 설치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마을과 주민들의 변화=마을내 담배를 판매하는 곳은 2곳이지만 최근 담배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가게주인은 "금연마을 선포이후 자발적 금연에 나서면서 하루 2보루도 팔리지 않는다"며 "내년부터는 아예 담배를 팔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을 체육대회에서도 '금연홍보관'이 동부보건소 주관으로 운영됐다.

'골초'였던 주민이 '금연홍보대사'로 변한 경우도 있다. 하루 4갑을 피웠던 주민 정모(55)씨는 금연한지 60일로 '성공'판정을 받았다. 그는 "하루 4갑 이상 피우던 담배의 유혹을 털어내기가 쉽지 않았다"며 "포기하려는 마음이 몇 번이나 들었지만, 굳은 의지와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완전히 끊게 됐다"고 말했다. 또 주민 김모(54)씨는 얼마전 "손주생각에 금연해야겠다"며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찾았다.

▶아직은 결과 미지수=보건소와 마을주민들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발적인 금연의지이다. 마을의 도전은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이미 시작된 셈이다. 토산1리가 '금연마을'이 될 수 있는 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21명 가운데 6명은 담배를 끊었고 13명은 금연클리닉의 도움을 받고 있다. 실제 '금연마을'은 작은 마을이라고 해도 전국적으로도 성공한 경우가 거의 없다. 8명이 금연에 성공한 타지역 '금연마을'이 대대적인 홍보를 했을 정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도 보이고 있다. 김 이장은 "표선면 이장단 회의에 가면 다른 마을 이장들이 점차 많은 관심을 보인다"며 "하지만 분명히 쉽게 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라고 말했다. 토산1리에 이어 안덕면 사계리 주민들이 금연마을 만들기를 위해 팔을 걷었다. 사계리의 담배연기 없는 금연마을 만들기 사업은 마을과 서귀포시 서부보건소가 함께 추진하고 있다.

▶향후 어떻게 해야 하나=금연마을로 완성됐다고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건강브랜드마을'의 첫 단추가 되어야 한다. 또 미등록 흡연자들이 자발적으로 금연클리닉에 등록될 수 있도록 하고 금연지원을 위한 이동금연클리닉을 집중 운영해햐 한다.

김정민 동부보건소장은 "민간 주도 금연환경 조성기반이 마련된다면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며 "향후 금연·청정·건강브랜드와 연계한 마을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동부보건소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기로 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연말에 기념패 하나 주는, 보여주기위한 사업이 아니라 '금연마을'이 '건강브랜드마을'의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겠다"고 강조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81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