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점검/장마·태풍이 온다](2)느긋한 재해위험지구

[집중점검/장마·태풍이 온다](2)느긋한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 더뎌 주민들 불안
  • 입력 : 2013. 06.11(화)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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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17일 제주를 강타한 제16호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집채만한 파도가 제주시 탑동 방파제를 덮치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제주시 26개 지구중 12곳만 완료
되풀이되는 탑동 월파피해 무방비
막은내 정비 내년 국비확보도 시급

여름철 집중호우가 닥칠 때마다 침수피해가 반복되면서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지역의 정비사업이 예산 확보난 등으로 더디게 진행되면서 올해도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10일 제주시에 따르면 침수나 붕괴 위험이 높아 1999년부터 올해까지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곳은 28개지구 12.6579㎢. 이들 지구에 배수로와 저류지, 제방시설 등을 시설하는데 필요한 총사업비는 1980억원이다.

현재 28개지구 가운데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정비사업이 마무리된 곳은 구좌 행원지구, 조천 함덕지구 등 12곳으로 총 96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한림천지구, 북촌해동지구 등 5개 지구는 하천 정비와 배수개선사업이 필요한 지역으로 2015년 이후 추진될 예정이다.

제주시는 올해부터 9개 재해위험지구 정비에 546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공사기간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1~2년은 침수 걱정에 시달려야 한다. 2007년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고산~조수지구의 배수로 3.6㎞ 공사는 올해 설계 및 보상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배수로 1.18㎞와 제방시설 0.11㎞를 시설할 외도·월대지구와 배수로 4.5㎞와 저류지 4개를 만들 조천읍 선흘지구도 올해 설계 및 보상에 들어가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5년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절개지 붕괴위험이 있는 제주시 일도1동 남수각지구는 현재 주택 5채의 철거를 위해 주민들과 협의중으로, 하반기에나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배수로 1㎞와 저류지 3개를 조성하는 구좌 하도지구는 현재 5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고, 배수로 4.41㎞와 저류지 2개를 설치하는 구좌 송당지구의 공정률은 80%로 제주시는 연말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태풍 때마다 월파피해로 매립지 시설물 보수보강에 해마다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고 있는 탑동도 태풍 앞에선 무방비 상태다. 탑동은 2009년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돼 정비사업이 추진될 계획이었지만 제주도가 탑동앞바다를 매립해 국가마리나항으로 개발계획을 추진하면서 도민사회의 반발에 부닥쳐 중단됐고 재해예방사업엔 사실상 손놓고 있는 상태다.

올해 3월 재해위험지구로 신규 지정된 제주시 신설동(속칭 '막은내') 지구내 주택 58동을 철거해 친수형 저류지로 조성하기 위한 국비 확보도 주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부분이다.

이와 함께 재해위험지구의 강우빈도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재해위험지구의 경우 전국적으로 50년 강우빈도와 시간당 92.1㎜의 강우를 처리할 수 있게 정비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시는 2007년 태풍 '나리'로 인한 물난리 이후 2009년 지방하천기본계획을 정비해 한천 중·상류 저류지의 강우빈도를 100년 빈도로 상향조정하고 홍수피해가 우려되는 하천의 강우빈도를 강화하고 있어 강우빈도 상향 조정의 필요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제주시 고윤권 재난관리과장은 "시급한 재해위험지구부터 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주택 58동에 주민이 살고 있는 신설동지구의 경우 내년 정비사업이 국비에 반영될 수 있도록 소방방재청과 적극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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