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20)청소년봉사동아리 '그루터기'

[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20)청소년봉사동아리 '그루터기'
소박한 종이접기로 따스한 소통
  • 입력 : 2013. 06.13(목)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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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터기 회원들이 지난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고3이 되면 활동을 중단하지만 아이들은 그루터기에서 쌓은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한다.

중·고교생 30여명 자발적 참여 토요일마다 활동
회비 1000원으로 누군가에 희망 전할 프로그램

파아란 종이비행기. 누구나 손쉽게 접을 수 있는 거라 여기지만 그것 하나를 완성해가며 작고 여린 사람들과 소통하는 아이들이 있다. 제주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 소속 청소년봉사동아리인 '그루터기' 회원들이다.

2006년 결성된 그루터기는 현재 도내 중·고등학생 31명을 회원으로 뒀다. 대기고, 제주고, 제주여상, 제주중앙여고, 제주동중, 조천중 등 여러 학교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매년 2~3월쯤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체 면접을 통해 신규 회원을 모집하는데 올해는 2대 1 정도의 경쟁률을 뚫고 10명이 새롭게 동아리에 발을 디뎠다.

아이들은 시험 기간을 제외하곤 토요일마다 동아리 활동에 나선다. 첫째주 토요일은 제주장애인요양원을 방문해 종이접기, 식사 보조 등을 벌인다. 둘쨋주에는 늘푸른지역아동센터를 찾아 초등생 학습 지도나 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셋째주는 정기회의가 잡혀있다. 7월부터는 넷째주 토요일에 경로당 행정지원과 함께 노인자원봉사클럽과 연계한 봉사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루터기가 창립 이래 꾸준히 펼쳐온 봉사 활동은 종이접기다. 일상 생활에 친숙한 종이접기는 순서에 따라 종이를 접는 것만으로 꽃이 되고 나비가 된다.

종이접기 봉사 활동 대상은 주로 장애인들이다. 식사 보조가 필요할 만큼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많아 손쉬운 작품을 택한다. 하트 모양을 접기도 하고 고양이나 사자 얼굴을 만든다. 손과 두뇌를 움직이며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1기때부터 쌓아온 노하우 등을 활용해 종이접기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지만 아이들은 한달에 한 번씩 회의를 열고 아이디어를 모은다.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종이접기만이 아니라 풍선아트, 찰흙놀이 등 어린이들이 흥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시설 방문때마다 그루터기 회원들은 3~4시간 동안 머문다. 주말에 친구들과 놀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닐 테지만 또다른 '사회'인 시설에서 보내는 하루는 아이들에게 뜻깊다.

도은아(제주여상 2) 회장은 "중학교때만 해도 점수 깎이지 않기 위해 시간 채우러 봉사활동을 했다"며 "지금은 장애인들의 식사를 도와주고 아동센터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전하는 일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한달에 1000원씩 회비를 낸다. 모두 합쳐 3만원이 조금 넘는 액수지만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색종이를 구입할 수 있는 요긴한 자금이다.

그루터기는 나무나 풀 따위를 베고 남은 아랫동아리를 일컫는다. 아이들은 마지막 순간에도 '희망'이 되고 싶은 바람을 담아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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