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점검/장마·태풍이 온다](5·끝)산남 재해위험지구 안전한가

[집중점검/장마·태풍이 온다](5·끝)산남 재해위험지구 안전한가
절반이 진행중이거나 손도 못대 문제
  • 입력 : 2013. 06.14(금) 00:00
  • 한국현 기자 khha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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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서귀포시지역 자연재해위험지구 26곳중 11곳은 정비사업을 진행중이거나 사업착수도 못한 상태다. 사진은 현재 정비사업이 진행중인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지구 배수로.

영천2·달산봉·신풍지구는 사업착수도 못해
미지정 산방산 피암터널·링네트 설치 추진
재난대비 분야 타 예산보다 우선순위 둬야

제주지방은 오는 19일부터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바로 코앞이다. 폭우를 동반한 장마는 저지대 농경지 침수와 절개지 훼손 등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행정은 여름철 집중호우 때마다 침수피해가 발생하는 지역을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하고 해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재해저감시설인 배수로와 저류지 등을 정비하고 있다.

서귀포시지역의 경우 26곳 51만3000㎡가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되어 있다. 시는 지난 1996년부터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곳에 대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배수로와 저류지 등을 시설하는 것으로, 이에 필요한 총 사업비는 국비 60%를 포함한 2411억6800만원이다. 하지만 자연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은 국비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해마다 더디게 추진되고 있다. 시는 작년 이맘때 자연재해위험지구 26곳 중 13곳에 대한 정비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1년이 지난 현재 공사가 완료된 15곳으로 지난해보다 2곳이 늘어난 게 고작이다. 시는 그동안 자연재해위험지구 15곳 29만3000㎡에 1454억3000원을 들여 정비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상습 침수지역 12곳에 배수로를 시설했고 절개지 3곳에 대한 정비를 마무리한 것이 실적이다. 나머지 11곳은 '현재 진행형'이거나 사업 착수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 때문에 정비공사가 진행중 이거나 장마 이후에야 착공이 가능한 자연재해위험지구 인근 주민들은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이 북상할 때면 불안해 하고 있다. 현재 계속 사업으로 정비를 추진하고 있는 곳은 대정읍 상모·신도·신평·무릉 지구 등 4곳. 이들 자연재해위험지구에 대한 정비사업은 현재 공정률이 65% 정도로 장마 이전 공사완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영천2·달산봉·신풍 지구 등은 아직 착공을 하지 못한 상태로 태풍과 장마를 맞이해야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자연재해위원지구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싶지만 문제는 예산"이라며 "올해 추경에 41억원이 증액 편성된 만큼 달산봉과 신풍 지구에 저류지를 시설하는 사업은 곧 착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해마다 집중호우 때 낙석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산방산도 장마와 태풍 피해에 노출되어 있다. 실제 지난해 4월 대정읍지역에 내린 폭우로 산방산 동쪽 절벽 경사면 중간 지점에 있던 1톤 가량의 암석 2개가 낙석 방지망을 뚫고 도로로 떨어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시는 2011년부터 국가지정문화제 명승 제77호로 지정된 산방산 일대에 대한 자연재해위험지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앙정부는 묵묵부답(默默不答)이다. 산방산은 자연재해지구 지정보다는 문화재청이 주변 도로 일부에 지붕 형태의 피암터널과 링네트(낙석 방지망)를 설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달 22일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현장을 방문한 뒤 제주도 행정부지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피암터널과 링네트 설치에 따른 예산 반영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예산은 꼭 필요한 곳에 써야 한다. 해마다 여름철만 되면 어김없이 오는 장마와 태풍에 대비하는데 드는 예산은 다른 무엇보다 우선 순위에 두고 국고절충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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