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53)제주시 '곤드레집'

[당찬 맛집을 찾아서](53)제주시 '곤드레집'
강원도 곤드레나물 향기가 입안 한가득
  • 입력 : 2013. 06.28(금)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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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의 대표적 산나물인 곤드레나물로 지은 곤드레돌솥밥은 웰빙식으로 인기가 많아진 음식이다. 양념장에 쓱쓱 비벼먹으면 담백한 맛과 은은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강경민기자

곤드레나물을 얹어 지은 밥위에
양념장 쓱쓱 비벼먹는 웰빙음식

도토리묵으로 만든 묵밥도 별미

곤드레나물. 강원도 정선 고지대에서 자라는 대표적인 산나물로, 봄이 생동하는 5월부터 6월까지가 제철이다. 정선아리랑에도 등장하는 곤드레나물은 자란 잎이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흔들거리는 모습이 곤드레만드레 술취한 사람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제주시 오등동에 있는 '곤드레집'은 곤드레돌솥밥 전문점이다. 강원도에서 태어나 자랐고, 20년 전에 제주에 터잡았다는 이애리(51)씨가 정겨운 고향의 맛을 살려낸다. 식당에서 쓰는 곤드레나물은 강원도에서 봄에 첫물과 두물을 채취해 삶아 말린 것을 공수받아 쓴다.

제주사람들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할 수 있는 곤드레나물이지만 식당에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비타민과 칼슘,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과 소염, 지혈에 효능이 있다니 웰빙에 관심많은 이들이 좋아할 만도 하다.

곤드레돌솥밥을 지으려면 쌀을 미리 불려두고, 말린 곤드레나물도 삶아서 물기를 빼 준비한다. 돌솥에 쌀을 넣고 밥물을 잡은 후 들기름과 소금으로 무친 곤드레나물을 올리고 물을 부어 불위에서 15분이면 고슬고슬한 곤드레밥이 완성된다.

밥상에 등장한 돌솥 뚜껑을 열자 푸르스름한 곤드레나물이 고개를 내민다. 그리고 강하진 않지만 특유의 나물향이 확 달려든다. "돌솥의 밥을 커다란 그릇에 덜어내 양념장과 김가루를 넣어 쓱쓱 비벼먹으면 된다"고 이 사장이 설명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양념장 없이 그냥 먹어도 곤드레나물의 담백하고 그윽한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어 그만이겠다 싶었다. 모양은 평범해 별 게 없어보이지만 뒷맛이 개운한 자연의 맛은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곤드레돌솥밥엔 16가지 반찬들이 곁들여진다. 한 상 가득한 반찬에 처음 식당을 찾은 손님들 중에는 가짓수를 일일이 세어보는 이들이 많단다. 장아찌와 김치 등 몇 가지를 제외한 반찬 대부분이 매일처럼 주인장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니 참 바지런을 떨어야 할듯 싶다. 우엉, 가지, 브로콜리, 깻잎, 고추 등 채소들만으로 만든 정갈한 반찬들은 건강식이라는 생각에 맛도 만족감도 배가된다.

이 사장은 "처음엔 곤드레나물을 생소해하던 손님들도 특유의 담백함과 든든하게 먹어도 소화도 잘되는 건강식이라며 자주 찾아오는 단골이 많다"고 했다.

강원도 음식을 대표하는 '묵밥'도 제주에선 맛보기 어려운 별미다. 묵밥은 굳이 제주음식에 비유하자면 냉국과 비슷하다. 길게 채썬 도토리묵과 잘익은 배추김치, 오이를 썰어넣은 그릇에 멸치·다시마 등으로 만든 육수를 붓고 마지막으로 김가루와 참기름을 뿌린 음식이다.

묵의 탱글탱글함이 살아있고, 김치는 아삭하다. 요즘같이 더운 여름엔 살얼음을 띄워 시원하게 먹으면 더위가 저만치 달아난다. 취향대로 공기밥을 통째로 국에 쏟아부어 말아먹거나 국처럼 따로 먹어도 된다. 감칠맛이 그만이다. 곤드레돌솥밥과 묵밥은 1인분에 각각 1만원이다.

영업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까지. 매달 첫째, 셋째 토요일은 쉰다. 726-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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