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이 있는 아름다운 공간 만들기

표정이 있는 아름다운 공간 만들기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주택디자인 교과서'
  • 입력 : 2013. 08.30(금) 00:00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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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심지어 유목민의 피가 흘러 평생을 정처없이 떠도는 사람들까지도 언젠가 갖게 될 자신의 집을 꿈꾸며 산다. 집에 대한 관심은 집의 가치와 중요성을 대변해준다고 할 수 있다. 혼자가 됐든 여럿이 모여 살든 학교와 일터에서 돌아와 하루를 정리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집은 누구에게나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이 다른 어떤 멋진 건물보다도 집을 섬세하게 설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생에 걸쳐 200채가 넘는 집을 설계한 일본 주택디자인의 거장 미야와키 마유미(宮脇檀·1936~98)는 "디자인도 건축도 심플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그의 건축 철학은 네모난 상자 형태의 집에 다양하고 복잡한 우리의 생활을 군더더기 없이 담아낸 대표작 '박스 시리즈' 주택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미야와키의 제자인 이 책의 저자는 스승이 설계한 주택 40채를 낱낱이 해부하며 소개한다. 집의 전체와 세부를 침실과 거실 등을 나누는 평면 디자인부터 각 공간 디자인, 창문 등의 세부 디자인과 주위 풍경 디자인까지 실제 치수까지 수록된 풍성한 원색 일러스트와 사진으로 생생히 전달한다. 내 집을 그리며 머릿속 집 짓기를 하는 이들이나 그 꿈을 실현시키며 즐거운 고민에 빠진 이들에게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해준다.

미와야키의 대표적인 주택은 직사각형과 정사각형 박스 모양을 기본으로 이를 변형시킨 형태를 취한다. 그는 건물과 평면 계획이 단순할수록 좋다는 입장이지만 이러한 단순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주택 내부와 외부 설계에서 세세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채광과 통풍, 전망을 고려해 침실과 거실, 욕실, 부엌, 정원, 차고 등을 구분하고 배치하는 것은 기본이다. 필요하면 붙박이 시스템을 디자인하고 기성 가구의 크기와 배치를 미리 설계 단계에서 고려해야 한다.

이 같은 결과물로 만들어진 집은 빛과 바람과 사람이 지나다니고 머무르는 효율적이고 안락한 공간을 확보하고 낭비 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전체는 물론 구석구석에 이르기까지 건축가의 치밀하고 세심한 손길이 미쳐 정원이나 베란다의 나무 한 그루마저도 의미를 지니고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집의 아름다움은 모델하우스처럼 치장되고 정돈된 공간이 아니라 일상의 표정과 가족의 향기가 살아 있는 공간에서 완성된다는 사실, 익히 알고 있지만 자주 잊어버리는 진리를 일깨워준다. 나카야마 시게노부 지음, 김은진 옮김. 다빈치.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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