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주의 밤거리가 다소 시끄럽고 소란스러운 중국말의 홍수(洪水)에 파묻힌지는 꽤 오래됐다. 거리를 오가는 10명 중 6~8명이 중국인 관광객들로 간혹 여기가 한국땅인지, '차이나타운'인지 헷갈릴 정도다. 관광분야에서도 중국의 '인해(人海)전술'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관광의 '큰 손'으로 자리잡은 중국의 위력(威力)은 관련 통계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68만1399명. 이 가운데 64.5%인 108만여명이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이같은 상황은 사상 처음으로 200만명 돌파(突破)가 확실시되는 금년 역시 마찬가지다.
올들어 지금까지 집계된 외국인 관광객 183만여명 중 146만명이 중국인이다. 점유율로 치면 무려 전체의 79.9%에 달한다. 특히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인 이번주만 7만여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하늘길과 바닷길을 통해 제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만7000여명에 비해 45.8%나 증가한 수치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2004년만 하더라도 연(年) 10만여명에 불과했다. 그러던 중국 관광객은 2009년 25만여명으로 늘더니 2010년엔 40만6000여명을 기록했다. 그리고 2012년 드디어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것은 경제성장과 개방화 등의 영향으로 2000년대 들어 중국에서 해외여행 붐이 일어나고, 2008년 도입한 무사증(無査證) 입국제도 등 제주도의 발빠른 대응도 한 몫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주도가 세계자연유산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차지하고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됨으로써 국제적인 인지도(認知度)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중국 관광시장을 겨냥한 제주자치도의 공격적인 대응과 크루즈라는 새로운 관광시장을 창출한 것도 큰 효과를 거두는 요인이 됐다.
중국인 특수(特需)에 힘입어 제주관광산업은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활황세(活況勢)를 이어나가고 있다. 숙박을 위시한 도·소매 및 음식점업 등 장기간 침체되어 있던 부문들이 되살아나고 이는 전체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중이다. 제주자치도 관계자의 "외국인 관광객 200만명 유치시 지역내총생산(GRDP) 3.3% 증가를 비롯해 생산 유발효과 3조 5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도 1조 8000억원에 이르러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말은 허언(虛言)만이 아니다.
한 전문기관의 연구조사에선 오는 2020년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1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또 2025년이면 내국인 관광객수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이젠 중국인 관광객을 떼어놓고 제주관광을 논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제주관광산업은 그동안 양적인 성장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뒀지만 그 이면에선 관광 질(質) 저하와 '차이나머니' 유입 등으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개정되어 이달부터 시행중인 중국의 '여유법(旅遊法)'은 제주관광산업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바야흐로 제주관광이 도약이냐, 후퇴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다.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