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
  • 입력 : 2013. 11.26(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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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過猶不及)은 '정도가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의미다. 논어의 선진편(先進編)에 나온다.

어느날 자공이 공자에게 여쭸다. "사(師:자장)와 상(商:자하) 중 누가 더 어집(仁)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한다." 자공이 다시 "그럼 자장이 낫다는 말입니까?"하고 반문했다. 이에 공자(孔子) 왈,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과유불급의 유래다.

유대인의 지혜와 철학이 담긴 탈무드에도 '세상에 정도를 지나치면 안되는 여덟 가지'를 열거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여행과 여자친구, 돈·일·술·잠·약·조미료다. 이들은 모두 적당하면 삶을 윤택하게 하고, 편안하고 건강하게 하며, 삶의 맛을 느끼게 하는 활력소가 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지나치면 오히려 삶을 피폐하게 만들 수 있다. 논어나 탈무드 둘 다 '중용(中庸)의 도(道)'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미사' 파문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그동안 각 종교계의 시국선언은 여러번 있었지만 대통령 사퇴(辭退)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박창신 원로신부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 중이다.

박 신부는 지난 22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열린 시국(時局)미사 강론을 통해 "NLL(서해북방한계선)에서 한·미 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어요? 북한에서 쏴야죠.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예요"라고 말했다 한다. 다만, "독도는 우리 땅인데 일본이 자기 땅이라고 하면서 독도에서 훈련한다면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해요? 쏴버려야 하지, 안 쏘면 대통령이 문제가 있어요"라는 전제를 깔았다.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갑론을박이 이어지며 벌집을 쑤셔놓은 분위기다. 여권은 "박 신부의 발언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 영령과, 지금도 북한의 도발 위험에 맞서 나라를 지키고 있는 우리 국군 장병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국민의 선택으로 선출된 대통령의 정통성(正統性)을 부정함으로써 그 의도의 불순함이 극단에 달한 것"이라고 정면 비판에 나섰다.

반면에 민주당은 "사제단의 입장은 박근혜 정권의 국민불통과 엄중한 정국에 대한 무책임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정치인은 종교와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제단의 연평도 포격 발언과는 거리를 두면서 한발 빼는 모습이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지난 1974년 9월 결성됐다. 당시 지학순 원주교구 주교가 민청학련사건으로 구속되어 중형을 선고받은 게 계기였다. 그 이후 엄혹한 유신독재와 제5공화국 시절을 거치며 민주화운동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근래 들어 KAL기 폭파사건 주범인 김현희가 조작됐다는 등의 주장과 함께 이번 파문으로 지나치게 정치적 편향성을 띤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과유불급'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는 24일 "정치참여는 그리스도인의 의무'라면서도 "사제가 정치적·사회적 문제에 직접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리고 덧붙여 강조한 것은 분열이나 모순이 아닌 화해와 이해, 용서와 사랑의 길이었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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