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70)토평동 '약촌삼계탕'

[당찬 맛집을 찾아서](70)토평동 '약촌삼계탕'
최고의 재료로 정직하게 만든 삼계탕 '굿'
  • 입력 : 2014. 03.28(금) 00:00
  • 최태경기자 tkchoi@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약촌삼계탕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는 국내산이고, 찹쌀은 최고의 품질로 납품받아 사용한다. 냉동·냉장 닭을 사용하지 않고 찜통에서 닭을 쪄 기름을 빼 담백하게 한 뒤 뚝배기에서 육수와 섞어 최고의 식감을 만들어낸다. 최태경기자

최고 품질 국내산 재료만 사용
찜통에서 찐 닭과 육수의 조화
직접 담근 인삼주 한잔씩 제공


재료에 대한 자신감과 음식 맛 하나로 승부를 띄워 승승장구하고 있는 당찬 맛집이 있다. 서귀포시 토평동에 있는 약촌삼계탕. 말 그대로 삼계탕이 주 메뉴다.

지난 2000년 문을 열고 40석 정도의 허름한 식당이 지금은 2층 건물의 버젓한 대형 식당으로 변신할 정도로 약촌삼계탕의 음식들은 인터넷과 모바일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식당 이름이 '약촌(藥村)'삼계탕이다. 한방삼계탕 같은 느낌이 들어 주인장 김명숙(49)씨에게 물었다.

"어르신들에게 들어보니 이 지역에서 예전에 약초재배를 해 '약촌'이라고 했다고 해요. 저는 그런 사실도 모른 채 식당을 차릴 때 상호명을 곰곰히 생각하다 삼계탕이 건강에 좋으니 '약촌'이라고 하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이런 인연이 있었네요."

식당 이름에서 풍기는 한방 느낌 탓인지 주인장은 한약재료를 넣고 한방삼계탕을 만들어볼까도 했단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약재료가 국내산이 아니라 수입산이어서 용납이 안됐다. 보기에도 지저분해 보여 과감하게 포기했다.

주인장이 말하는 약촌삼계탕의 인기 비결은 재료다.

▲약촌삼계탕의 주인장 김명숙씨는 주메뉴뿐만 아니라 반찬 하나에도 손님의 건강을 생각하는 철학을 담아낸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가 국내산이고, 찹쌀은 가게를 오픈할 때 계약을 맺은 곳에서 지금까지 최고 품질로 납품받고 있어요. 저는 재료에 관해서는 제 자존심을 걸고 최고의 재료만을 선별해서 쓰려고 노력해요."

삼계탕을 만드는 과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부분부분 주인장이 강조하는 것들이 있었다. 약촌삼계탕만의 비법이라면 비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 재료인 닭의 경우 냉동·냉장 닭을 사용하지 않고 뚝배기에 들어가기 전에 찜통에서 대기한다. 닭을 찜통에서 찌면 기름이 빠져 담백해질 뿐 아니라 뚝배기에서 육수와 만나면 최고의 식감을 얻을 수 있다.

찹쌀을 넣는 방법도 다르단다. "보통 삼계탕집의 경우 식시사간대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빨리빨리 준비해야 해요. 때문에 찹쌀을 먼저 익혀 놔두고 바로바로 닭 안에 넣고 끓이죠. 하지만 저희는 찹쌀을 물에 불려 대기했기다 뚝배기에 모든 재료가 들어갈 때 함께 넣고 끓여요."

처음 먹을 때는 텁텁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닭을 다 먹고 난 뒤 죽으로 먹을 때는 제대로 된 죽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주인장의 설명이다.

한번은 손님들이 너무 몰려 찹쌀을 미리 쪄 놓고 사용해봤다. 하지만 날씨탓에 음식이 상해버렸다. 결국 시간이 조금 더 걸려도 손님들을 위해 정도를 걷기로 했다.

반찬에도 주인의 철학이 담겨 있었다. 여느 식당처럼 큼지막한 깍두기와 최소한의 손질만 한 배추김치. 재료도 재료고 직접 담가 정성도 정성이지만, 손님상에 올랐던 김치를 다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삼계탕을 먹은 손님들이 가끔 찾는 것이 있다. 바로 인삼주. 식당 군데군데 보이는 인삼주는 주인장이 직접 담근 것이다. 손님들이 원하면 한잔씩 대접하는데, 어르신이나 젊은 친구들까지 삼계탕과 어우러진 인삼주까지 손님의 건강을 생각하는 철학이 담겨 있다.

보통 규모가 작았던 식당이 장사가 잘 돼 큰 곳으로 옮기면 잘 안되는 곳이 많다. 장사가 잘돼 초심을 잃는 곳도 많다. 약촌삼계탕도 그럴까. 그런데 삼계탕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왜일까.

"계절 음식이라 손님이 적은 비수기에는 매출이 반토막나요. 촌 지역이라 손님들이 김치찌개 등 다른 음식을 부탁할 때도 있었는데 절대 안했죠. 음식 가지수를 늘려가는 것이 잘 안되는 식당의 공통점이기도 해요. 음식은 정직합니다. 최고의 재료와 정성은 거짓말하지 않죠. 가게를 처음 열 때 가졌던 초심을 유지하는게 가장 중요하죠."

식당은 서귀포시 토평사거리에서 동쪽으로 200m 정도 오면 길가에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하며, 첫째 셋째 일요일은 쉰다. 약촌삼계탕 1만2000원, 전복삼계탕 1만7000원, 토종백숙 4만5000원, 오리백숙 4만5000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172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