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 싶다](63)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B코스

[그곳에 가고 싶다](63)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B코스
자연과 더불어 살았던 제주사람들 문화 오롯이
  • 입력 : 2014. 05.02(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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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화순·덕수리 아우르는 14.4km
소금막, 하강물 등 구석구석이 명소

지질 속에서 자연을 이용하고 적응해온 제주인의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길로 떠나볼까.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B코스'는 사계리, 화순리, 덕수리를 아우르는 총길이 14.4㎞ 코스로 이어진다.

산방산에서 화순리방향으로 펼쳐진 금모래 해변과 제주 생태의 보고인 화순곶자왈을 비롯, 제주도민의 과거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소금막, 마을 곳곳에 솟아난 용천수를 경유하여 제주의 자연 속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제주인들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코스이다.

특히 이 코스는 용머리해안 전설 뿐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명소들이 적지 않다.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이 코스는 용머리해안주차장에서 출발하면 된다. 출발해 조금 지나면 기후변화홍보관을 마주하고 하멜표류비~항만대~소금막~병악현무암지대~사근다리동산·방사탑·유반석과 무반석~하강물·엉덕물~금모래해변~화순리선사유적지~황개천·명알목소~개끄리민소~수로·퍼물~곤물·곤물동~화순곶자왈~방사탑~홈밭동네전망대~군물~베리돌아진밧~조면암산담~산방산주차장~산방연대를 지나면 종점이다.

코스에는 수많은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다. '항만대'는 산방산 동남쪽 해변, 산방연대터 동쪽 해안가 일대를 말한다. 이 일대는 모래밭이 넓게 분포되어 있다. 사람에 따라 '항망대' 또는 '항만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6·25전쟁 당시 모슬포 제2훈련소에 군사물자를 이 곳에서 실어 날랐다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소금막'은 용머리 동쪽 해안에서 소금을 만들고 채취하기 위한 막을 지어 생활했다고 하여 '소금막'이라 불리는 곳. '병악현무암 지대'와 '사근다리 거욱대'는 이름도 이채롭다. 사근다리오름에 있는 '거욱대'는 높은 암반 위에 현무암을 이용해 4단으로 쌓았는데 탑 위에 눈, 코, 입, 귀, 머리 등이 거칠게 조각되어 있으며 머리는 마치 벙거지를 쓰고 있는 모습이다. 거욱대 뒤로는 산방산이, 앞으로는 바다가 펼쳐져 있어 석상이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다.

'하강물'은 화순금모래해변 서쪽 용천수로 엉덕물, 개물 등 3개의 물이 합류해 수세가 매우 강하므로 하강물이라 불린다. '명알목소'는 화순리 황개천 세월 윗 지대로 과거 멩알(명알)이라는 문어과 고기가 살면서 만조 때에는 인근 임야지에 방목 중인 소를 잡아먹었다는 전설이 있다. 물이 좋아 여름철 알동네 주민들의 수영장으로 이용되기도 하고 가뭄이 들면 인근 전답에 물을 대기 위한 농수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퍼물'은 화순리 대필막거리 사거리 동쪽으로 수세가 매우 약하여 진흙을 몰아내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항상 물통에 펄이 고여 있다. 그래서 '펄물'인데 후에 오면서 발음을 부드럽게 하려고 '퍼물'로 불러오고 있다.

'화순곶자왈' 용암류는 해발 492m인 병악오름에서 시작되어 평균 1.5㎞의 폭으로 산방산 근처의 해안지역까지 이어진다. 주요암석은 주로 회색을 띠고 있는 다공질인 장석휘석감람석현무암이다. 화순곶자왈에는 개가시나무, 새우난, 더부살이고사리와 직박구리, 노루 등 50여종의 동식물이 분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원시적인 상태로 잘 보존돼 생태적·학술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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